X파일 관련 지상파 보도 "양보다는 내용이 중요"

사안별 입장차…'재벌과 언론' 비리 차원서 접근해야

7월 21일부터 시작된 방송 3사의 X파일 보도는 녹취 테이프를 갖고 있었던 MBC가 양적으로도 가장 많이 보도하고 있으며 내용면에서도 녹취 내용에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상 MBC는 이번 X파일 사건의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KBS와 SBS도 X파일 보도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양적인 부분보다는 내용의 충실성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MBC 105·KBS 80·SBS 79꼭지

지상파 방송 3사의 저녁 종합뉴스의 보도량을 살펴본 결과, 지난달 21일부터 8월 1일까지 12일 동안 MBC가 1백5꼭지를 보도해 가장 많았으며 KBS가 80꼭지, SBS가 79꼭지를 기록했다.



MBC의 경우 지난달 22일 무려 30여분에 걸쳐 19꼭지를 보도하는 유례없는 전례를 남겼다. 이는 MBC가 X파일 테이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 전날 법원의 보도 금지 명령으로 자세한 보도를 하지 못했는데 KBS가 별도로 입수한 녹취록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BS는 첫날 녹취록을 입수하지 못해 둘째날부터 녹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는데 7월 24일 전 안기부 도청 팀장 공운영 씨를 단독 인터뷰함으로써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SBS는 27일 보도에서 MBC 기자 두 명이 항공권을 복수 예약했다고 밝혔다 방송 중간 MBC로부터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뉴스 말미에 MBC의 반론 내용을 전달했다.





방송사별 보도 입장차, 사안별 ‘미묘’

X파일 보도 첫날부터 현재까지 KBS, MBC, SBS는 내용 전개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타나지 않지만 특정 사안별로 크고 작은 입장차가 나타났다.



방송 3사의 X파일 보도 키워드를 정리해 보면 △X파일 녹취록 공개 △홍석현 주미대사 거취 및 삼성 반응 △기아차 삼성 인수 관련 DJ, 이회창 논란 △전 안기부 도청 팀장 발언 △중앙일보, 삼성 대국민 사과 △참여연대 X파일 관련 고발 △검찰 ‘불법 도청’ 수사 착수 △녹취 테이프 274개 발견 △검찰 테이프 내용 공개 여부 논란 △MBC 이상호 기자 검찰 출두 논란 등이다.



MBC의 경우 녹취록과 관련한 ‘내용 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삼성과 권력을 주제로 한 보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MBC는 지난달 24일 ‘기아와 삼성 그리고 IMF’, 28일 ‘삼성과 검찰’, 1일 ‘검찰의 삼성 장학생’ 등을 보도하며 삼성을 견제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KBS와 SBS는 특별히 X파일에 연루된 ‘삼성’을 겨냥하는 보도가 눈에 띠지 않았다.



삼성과 중앙일보가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힌 25일, 방송 3사는 삼성의 사과는 일제히 보도했지만 중앙일보가 1면 사설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서는 KBS와 MBC만 보도했다. 이들 두 방송사는 중앙일보가 1면 사설을 통해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그러나 SBS는 중앙일보의 사과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다.





재벌-언론 뒷거래 적극 보도 나서야

지난달 21일 X파일 내용이 보도될 것이라는 관련 보도가 잇따랐음에도 지상파방송 3사의 시청률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에 따르면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가구 전국 기준 평균 시청률은 KBS 9시 뉴스가 18.0%, MBC 뉴스데스크가 11.1%, SBS 8시 뉴스는 7.7%로 집계됐다. 이는 7월 14일부터 20일까지의 평균 시청률과 비교할 때 크게 변화가 없는 수치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시청률은 KBS가 18.1%, MBC가 12.0%, SBS가 8.3%였다.

그러나 7월 21일, 22일 시청률을 살펴보면 KBS가 18.5%와 18.3%를 기록했고 SBS가 7.8%와 6.5%를 기록한 반면 MBC는 21일 9.8%에서 22일 12.2%로 급상승했다. MBC가 22일 30여분 이상을 X파일에 할애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가톨릭대 최경진(언론광고학) 교수는 “이제 X파일 보도는 2라운드에 돌입한다는 측면에서 시청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중요한 것은 재벌과 언론의 뒷거래라는 위법성 부분으로 현재 정치권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언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정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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