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국가에 편향된 시각 개선돼야

(특집/기자들에게 바란다) ② 한비야 팀장




  한비야 팀장  
 
  ▲ 한비야 팀장  
 
"튀어봐야 지구 안이다"



7년 세계일주가 끝나고 5년째 재난 현장을 다니면서 이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이제는 지구촌도 아니고 지구 집이다. 그 집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몇 개의 방이 있고 그 사이는 투명 유리벽으로 되어있다. 이쪽에 앉아서 저쪽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한국 안에서는 흙벽 방에 갇혀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멀쩡한 한국 사람들이 나라밖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도 못 잡는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우리를 이렇게 만든 일등공신은 우리나라 기자라고 생각한다.



올 1월, 쓰나미 긴급구호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갔을 때다. 각 국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 신문을 자랑삼아 내어놓았다. 그들도 한국언론은 쓰나미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 궁금해 했다. 그런데 가져갔던 신문들의 헤드라인은 인도네시아의 막대한 인명 피해가 아니라 태국에서 한국인 실종자가 몇 명이라는 소식이었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쓰나미 현장에 간다니까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푸켓에 가시는구요." 했겠는가.



에이즈문제도 그렇다. 2010년에는 10억명이 감염될지도 모르는 이런 중대한 일을 우리 언론이 충분히 다루지 않는 것이 항상 불만이다.



우리는 분명 국제 사회의 일원이다. 서로 훤히 보이는 '지구 집'에서 살고 있고, 세상일은 우리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집안일'이다. 그러니 우리의 범위가 우리나라에서 마땅히 '우리 세계'로 확산되어야 하며 전체 안에서의 우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세상과 소통하는 열쇠를 가진 기자들이 곰곰이 생각했으면 한다. 내 머릿속에, 가슴속에 세계지도를 가지고 있는가? 늘 전체를 보면서 그 안의 우리를 보여주고 있는가? 혹시 그 세계지도가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만 있고 그 외의 나라들은 없는 엉터리 지도는 아닌가?



여러분이 만들어준 세계 지도를 가지고 국민들도 세상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것이 기자의 중요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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