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특집/기자들에게 바란다) ③ 황우석 교수




  황우석 교수  
 
  ▲ 황우석 교수  
 
기자들이 저희 팀 연구에 깊은 관심과 이해를 보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기자 여러분의 보도와 관심에 저희 연구팀 모두는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 문과 계통을 전공한 기자들이 어려운 전문용어와 개념을 쉽게 풀어 국민들께 전달하는 것을 보고 "기자 아무나 하는 것 아니구나!" 하고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기자들은 진실하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우리 과학자들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란 점에서 서로간에 공통점이 많습니다. 광부가 수십 길 칠흑 땅 속을 헤매며 광맥을 찾듯, 한 줄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새벽 출퇴근을 마다하지 않는 여러분이나,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을 지키는 우리의 길은 험난한 측면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까닭에 여러분이, 그리고 우리가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속보경쟁 탓이겠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유예 약속을 논문발표 시점을 어겨 국제적으로 난감한 적도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는 국제적 학술지에 검증을 받는 절차가 있어야 제대로 된 연구로 인정받게 됩니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는 기술적 엠바고 파기 사실을 시인하고 정중히 사과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고 저는 또 한번 존경의 마음을 더했습니다.



저희 팀의 연구 성과와 관련해 종교계가 생명 윤리문제를 들어 문제점을 제기할 때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과 지적은 우리에게 일탈하지 않도록 자율교정의 기회가 되기에 소중한 편달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기자 여러분께서도 저희와 함께 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자칫 놓치기 쉬운 점들을 지적해주면 얼마든지 수용하겠습니다.



한 가지 당부할 게 있습니다. 변화와 속도가 중시되는 요즘, 愚公처럼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한 알의 씨를 뿌리고 열매 맺기까지 기다리는 농부의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앞장서 일깨워주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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