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일상화된 사회를 위해

(특집/한국기자들 무슨 보람으로 사나)구자홍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구자홍 기자  
 
  ▲ 구자홍 기자  
 
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로 잡아지기 마련이다.’

세상 모든 일이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만 된다면야 더 이상 바랄게 뭐가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사필귀정’이라는 말은 모든 일이 ‘반드시’ 바로 잡아지지 않는 현실을 웅변하고 있는 것 같다.



각종 의혹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사필귀정’이라는 네 글자를 읊조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설마 진실이 밝혀질까’하는 자기암시 차원에서 그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필귀정’을 앞세운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사를 통해 혐의가 밝혀져, 사법 처리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되지 않았던가.



잘못된 일이 저절로 그것도 ‘반드시’ 바로잡아 지는 일은 거의 없다.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있지 않으면 대부분 올바르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든 ‘X파일’ 사건만 해도 그렇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재벌과 언론, 정치권이 연계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이 경우에도 해당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제 뜻을 찾게 되기까지 기자들의 숨은 노력 없이 가능했을까.



X파일을 입수한 것이나, 국가기관 불법 도청팀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사필귀정’과는 거리가 먼 상태로 남아 있지 않았을까.



거짓은, 위선은 끊임없이 가면을 벗겨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추악한 본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X파일’ 사건을 계기로 ‘사필귀정’이 일상화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파수꾼’으로서 기자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기자’라는 직업으로 밥을 먹고 있는 사람으로서 ‘밥 값’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요즘이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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