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자리도 후배와 함께라면 'OK'

(특집/한국기자들 무슨 보람으로 사나)채희창 세계일보 사회부 차장




  채희창 차장  
 
  ▲ 채희창 차장  
 
“왜 3D 자리만 골라서 다녀요?”

간간이 후배들에게 받는 질문이다.

“글쎄, 팔자인가 보지 뭐!”

별 생각 없이 에두른다.

벌써 기자생활 14년차다. 후배들을 이끄는 팀장 역할을 맡은 지도 5년이 넘었다. 시경 캡, 경제부 정책팀장, 법조팀장, 특별기획취재팀장을 거쳐 사회부 사건데스크를 맡고 있다. 개인의 능력보다 팀 전체 역량을 중시해야 하는 자리다. 자연스레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조직론에 빠져들게 된다. 경험이 그렇게 만든다.

당연히 기자생활의 보람과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우선 후배들을 키우는 것이 재미있다. 의욕만 앞서던 ‘거친’후배들이 정확하고 날카로운 기자로 다듬어지는 보면 든든하다. 후배들에게 ‘초심(初心)을 잃지 말라’는 말을 즐겨한다. 초심이 흐트러지면 월급쟁이로 전락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팀 전력을 어떻게 극대화시키나’라는 고민도 ‘피곤하지만 싫지 않은’ 작업이다. 팀 차원의 탐사보도로 좋은 결과를 여러번 거뒀다.

팀원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조용히’ 보완하는 방법이 주효했다. ‘계급장을 떼고 하는’ 토론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는 후배들의 공치사를 들으면 즐겁다.

개인적으론 취재현장에 있을 때 한 차원 높은 탐사보도를 해보고 싶다. 욕심일지 모르지만. 이미 탐사보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물론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탓일까. 후배들의 장점과 관심 분야를 눈여겨보는 습관도 생겼다.

이제는 중견 기자로서 후배들의 열정과 초심을 지켜주는 멘토 역할도 해야 한다. 선배들에게 배운 정신과 노하우를 후배에게 전수해야 한다. 다만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낄 때 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직은 도전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말이다.

“3D 자리도 좋은 후배들과 함께라면 힘들지 않다”라는 말이 공감을 얻을지 모르겠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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