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 대변하는 '그냥 기자'로 살 것
(특집/한국기자들 무슨 보람으로 사나)윤우현 중부매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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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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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법조인들과 자리를 함께한 일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법조인 한명에게 ‘대한민국 기자들의 존재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법조인은 ‘언론의 사회의 목탁으로서 고유기능인 견제와 비판, 기사를 판단하고 그것을 글로 옮겨 국민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기자며, 기자는 그러한 이유로 존재한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 법조인에게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방신문 기자로 입사한지 올해로 6년차를 맞고 있다. 여느 지방신문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기사를 찾아 헤매고 오후 마감을 한 뒤 다음날 같은 일을 반복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현실 속에 나는 ‘어떠한 존재의 이유를 갖고 무슨 보람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입사 초기에는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갑 속에 인주냄새가 가시지 않은 ‘기자증’을 품은 채 새로운 세상과 맞닥뜨렸을 때 나는 ‘내가 과연 기자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정신없이 지냈다. 어떠한 보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능력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적응을 하면서부터 예전에 갖고 있던 열정과 사명감, 보람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선배는 자신의 책을 통해 기자란 ‘상식과 양식을 바탕으로 휴머니즘과 양심을 되찾으려 부단히 몸부림치면서, 진실하고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해 목숨까지 버릴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금의 현실 속에 대한민국의 기자들은 이렇게 살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편견 없는 바른 시각으로 공정보도에 노력했는지, 강한 자에게 아첨하고 약한 자를 짓밟은 일은 없었는지, 가난한 자 힘없는 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약한 자를 대변하는 ‘그냥’ 평범한 기자로 살고 싶은 것이 모든 기자들의 생각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하며 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나의 진실한 보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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