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가 어느새 선배가 되어…
(특집/선배가 후배에게)유호일 강원도민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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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호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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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겨울. 새벽 4시. 포장마차에 참새처럼 앉았다. 술잔을 꺾는다. 추운건지, 취한건지, 피곤한건지….
수습 일과를 끝냈다. 집에 들어섰다. 어머니 얼굴에선 TV화면이 지글거린다. 그냥 주무시지…. “으응…. 호일이 왔니, TV 위에 케이크 있다. 먹어라” 난 터졌다. “엄마, 전 빵 이런 것 제일 싫어하잖아요! 제발 뭘 먹으란 소리 좀 하지 마세요!” “미안해, 오늘 엄마 생일이라서….” 뭔가를 준비하던 뇌 속에 ‘넌 아주 나쁜 놈이다’란 생각이 꽂혔다. ‘수습기자’에 ‘수습아들.’ 수습들만 보면 초기화면처럼 떠오르는 낯 뜨거운 VOD다.
10년 후. 지난 12월. 머리가 터졌다. 뇌출혈.
늙고 수척해지신 어머니, “내 머리가 터져야 되는데….” 중간에 몇 번 생사를 오고갔던 사고. 살아 날 때마다 되뇌였다. “수습처럼 살겠다”고.
그러던 내가 어느새 “신문사 왜 들어왔어?”라고 후배들을 ‘갈군다’. 맘에 안들면 “사실(fact) 보다 진실(truth) 추구, 기사 쓸 땐 KISS(Keep In Simple & Short)의 원칙, 세상을 비추는 ‘종이거울’은 맑게 편집….” 달아빠진 신문 기사투를 후배들 얼굴에 내뱉고 있다.
수습 편집당직을 끝냈다. “CMYK를 모르다니….” 실컷 욕해줬다. “기자로 담금질해주는 거야.” 자위해 본다. 수습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뒤척이다 새벽뉴스에 눈이 간다. 좋아하는 안혜경 캐스터, 우산 준비하란다.
인생수습, 오늘 수습에게 꼭 묻고 싶다. “정호야, 어머니 저녁 드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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