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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영 뉴시스 전국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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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열심히 하다보면 알아줄 날 있을까요?”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를 두고 “한번 해볼 만 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7차례에 걸친 한국의 조 추첨 가운데 가장 희망적인 대진이어서 한·일 월드컵 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드높다.
지난 2002년, 도하 각 신문 스포츠면 뿐 아니라 1면에도 【서울=로이터/뉴시스】라는 크래딧을 선보이며 이 땅에 ‘복수통신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태극전사가 월드컵 본선 1승이라도 거뒀으면 하는 간절한 여망을 넘어 4강 신화의 기적을 일궈냈을 때의 바로 그 감격처럼, 적어도 뉴시스 구성원들은 이제 힘차게 달린다는 설렘으로 가득 찼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흘렀다. 영광보다는 좌절이, 희망보다는 체념이, 기대보다는 상실감이 더 컸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고백의 기저에는 뉴시스 탄생의 목적과 복수통신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욕이 함께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어떤 조직, 어떤 사회든 생존의 힘을 기르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경쟁이다. 더욱이 외국 통신사에 대한 시장개방이 되지 않은 우리의 언론 여건에서 국내 뉴스통신의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을 감안하면 경쟁이야말로 그 영향력에 핵심적인 순기능 요소일 것이다.
뉴스통신사의 고객이자 소비자인 각 언론사 입장에서는 외신과 국내 뉴스 등을 공급받는 과정에 통신뉴스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생산물의 양질화를 꾀하고 경제적인 효과 또한 높일 수 있음은 당연한 상식.
그런 측면에서 전두환 독재정권이 묶어놓은 국내 뉴스통신의 독점구도 타파,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전체 언론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뉴시스가 벌인 힘겨운 법정싸움 때 중앙 언론사 기자 1천5백여명이 선뜻 동참해줬을 것이다. 뉴시스는 뉴시스만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 언론사(史)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이유인 것이다.
그 같은 뉴시스가 내부의 역량 부족에다 뉴스통신의 독점구도를 사실상 조장하는 것과 같은 정부의 언론정책, 전체 언론시장의 열악한 여건과 맞물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이 있는 한쪽에만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기형적인 상황에서 ‘경쟁’ 운운하는 것은 “열심히, 고객언론사에 대한 서비스”를 외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뉴시스 구성원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일 것이다.
“후배, 초심을 잃지 말고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자”라고 떳떳이 답할 수 있도록, 통신시장의 독점화에 따른 폐해를 줄여갈 수 있도록 뉴시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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