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관련보도 '엎치락 뒤치락'
언론사간 진위 여부 놓고 대리전 양상
서울대 재검증 발표 뒤 후유증 우려돼
MBC ‘PD수첩’ 보도로 촉발된 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진위논란이 언론사들간 ‘엎치락뒤치락’하는 상반된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황 교수팀 연구논문 진위논란이 이를 취재한 언론사들간 ‘취재윤리’와 ‘보도윤리’ 문제로 확산되면서 이번 사태 당사자인 황 교수팀과 MBC ‘PD수첩’의 대리전 양상까지 띠는 형국이다.
실제로 MBC ‘PD수첩’을 통해 황 교수팀 연구진위논란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 ‘프레시안’은 ‘PD수첩’이 미처 보도하지 못한 취재내용에 대해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며 상세히 보도했다. 이와 달리 YTN은 보도 의도와 상관없이 파견 연구원 단독인터뷰 보도로 황 교수팀 연구결과 진위논란을 ‘PD수첩’의 취재윤리 문제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언론사간 상반된 보도는 지난 12일 황 교수가 각계의 논란 속에도 불구하고 고수해온 ‘재검증은 없다’는 입장을 바꿔 서울대 측에 줄기세포논문 진위논란을 검증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는 상황 변화로 이어졌다.
황 교수의 결정이 있었던 12일과 13일 KBS, MBC, SBS, YTN 등 방송뉴스와 대부분의 신문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서울대 측의 재검증에 따른 가능성을 세 가지로 나눠 보도했다. 이들 언론에서 내놓은 가능성은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황우석 교수와 문제를 제기한 MBC, 국내 과학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조사결과가 논란의 주체인 MBC에 미칠 막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고 또 다른 가능성에 따라 황 교수팀에게 미칠 그동안의 공적에 대한 위상실추는 물론 세계 과학계에서의 국내 과학계 고립이라는 가능성의 수를 분석·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의 중요한 고비마다 상황을 반전시켜온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일부언론사들의 보도양상이 MBC ‘PD수첩’과 황 교수팀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어 서울대 교수팀의 진위여부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또 다른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4일 YTN이 보도한 MBC ‘PD수첩’의 황 교수팀 연구원 취재과정 윤리위반 보도는 프로그램 중단사태까지 빚게 했고 12일과 13일 인터넷신문인 ‘프레시안’의 미국 피츠버그대 파견 연구원의 ‘중대발언’ 전문 공개와 YTN의 보도윤리문제 제기는 YTN 보도의 신뢰성 의혹과 MBC ‘PD수첩’의 후속보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후폭풍’을 맞게 했다.
대리전 양상은 YTN과 프레시안 뿐만이 아니다.
‘데일리안’과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는 MBC ‘PD수첩’ 중단으로 당초 ‘PD수첩’이 방영하려 했던 황 교수팀 연구논문 진위논란 취재내용이 상황반전을 위해 ‘프레시안’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또 다른 반전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논문진위논란을 한 발짝 빗겨나간 보도로 신경전 양상을 나타냈다.
또 네티즌들의 움직임을 과장되게 부풀려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도에 이용하는 행태도 나타났다. 이런 탓에 서울대의 재검증 결과가 나오게 되면 황 교수팀과 MBC ‘PD수첩’팀의 대리전 양상의 보도를 이어온 언론사들의 후유증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 최경진(언론광고학부 언론영상전공) 교수는 “타 언론사들이 황 교수팀과 MBC ‘PD수첩’팀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것은 꼭 밝혀야할 사실을 보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명하기 위해 타 언론을 이용하는 현상일 수 있다”며 “대리전 양상을 띤 보도라도 상대 언론사가 제기한 각종 의혹과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해명을 염두하고 보도하는게 올바른 보도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비판적인 검증 없이 자신들의 언론사가 기존에 보도해온 내용에 짜맞추기 위한 보도로 네티즌의 여론형성을 악용하는 것은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터넷 여론을 부풀리고 부추긴 언론이나 그 언론의 추이에 따라 춤춘 네티즌 모두 이번 황우석 연구보도 논란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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