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기자 유출주의보

KBS 내년 11명 선발·MBC 상시채용제 도입 예정
일부 신문·방송사 "근무여건만 앞세우는 풍토확산 우려"

각종 자격제한 철폐 등 기자채용방식의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온 KBS와 MBC가 또다시 내년도에는 경력기자 채용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KBS와 MBC의 경력기자 채용은 각 언론사에서 이미 능력이 검증된 기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부 신문사나 ‘마이너’ 방송사 등 해당 언론사들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KBS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년 1월 경력기자 11명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당초 올해 경력기자를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조직혁신안이 담긴 경영혁신안이 노사 협의 장기화로 지연돼 뒤늦게 선발계획안 마련에 들어간 결과다.



KBS의 경력기자 공채는 지난 80년 언론인 강제해직으로 인한 언론통폐합 이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어서 타 언론사 경력기자들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KBS의 ‘경력기자 공채’ 계획은 표면상으로는 지난 가을 정기 인사에서 취재인력 8명의 편집인력 차출로 인한 취재인력 보강차원에서 계획됐지만 실질적으로 보도본부 내부에서는 일찍부터 전문기자와 별도로 검증된 경력기자가 선발될 경우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기자숙련과정 없이 당장 필요한 부서에 인력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그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그동안 공채방식을 통해 경력기자 선발을 고집해온 MBC의 변화도 눈에 띤다.



올해 1명의 의학전문기자를 비롯 2명의 경력기자를 공채로 선발한 MBC는 내년에는 상시채용방식으로 경력기자를 채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MBC는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소수의 전문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경력기자 공채를 실시해왔으나 MBC가 요구하는 분야의 경력도 없는 기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는 등 일부 비효율적인 부분이 드러나 경력기자 채용방식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MBC는 일단 자사에서 필요한 분야의 경력자들에 한해 내년부터 상시로 경력기자들이 채용의 문턱을 두드릴 수 있도록 창구를 마련, 시간을 두고 능력을 검증할 방침이며 향후 효율성 및 성과에 따라 경력기자 선발 숫자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탓에 이들 방송사보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신문사나 ‘마이너’ 방송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최근 신문사 기자들이 기회만 되면 방송사로 옮기려는 모습이 역력한 상황에서 방송사에서 경력기자 선발을 확대하거나 상시체제로 바꾸게 되면 신문사입장에서는 경력기자 유출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기자로서의 사명감보다 무조건 월급 등 근무여건을 앞세우는 심리가 젊은 기자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KBS와 MBC 관계자는 “경력기자 공채는 우수한 인재를 손쉽게 빨리 활용하기 위해 뽑는 채용방식”이라며 “대부분의 언론사가 능력이 검증된 기자들의 채용방식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방송사의 경력기자 채용방식의 확대나 변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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