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미디어·융합 미디어 '대세'

DMB·와이브로·HSDPA 등 개인 미디어 시장 본격 형성
IPTV·온오프통합·UCC…전통 미디어 개념 파괴

미디어환경에서 ‘변화’라는 단어가 2005년의 화두였다면 2006년은 ‘적용’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레 꺼내야 할 듯하다. DMB, IPTV 등 방송과 통신의 융합 현상에 따른 법제화 논의가 작년 한 해 동안 끊임없이 거론됐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DMB는 2005년 시작을 알렸지만 IPTV는 해를 넘겼다. 2006년은 IPTV를 비롯한 휴대인터넷 개념이 본격화 된다. DMB에 이은 개인 미디어의 개념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언론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라는 화두를 적용시킬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시민기자에 이은 ‘네티즌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언론은 무수한 콘텐츠 가운데 어떻게 전문성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시점에 놓여 있다.



개인 미디어 시대 도래


2005년, 방송이 개인미디어 시대를 DMB를 통해 열었다면 신문도 2006년,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 Internet, 휴대인터넷)의 상용화로 개인 미디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은 2005년 상용화 됐다. 2005년 5월 위성DMB의 상용화에 이어 12월 지상파DMB도 본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의 당초 목표와 달리 가입자가 30만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는 DMB라는 신규 매체의 특성에 걸 맞는 콘텐츠가 부재하다는 것도 이유지만 쌍방향성이라는 DMB의 가장 큰 특징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개인 미디어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던 올드 미디어와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와 방송사가 지상파DMB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시장이 어떻게 형성 될지는 알 수 없다. 이 역시 현재 DMB 콘텐츠가 기존의 것을 재전송하는 데 그쳐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위원회가 2006년 하반기에 지상파DMB의 광역화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공격적인 경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이는 이미 전국을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는 위성DMB와의 경쟁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에 DMB는 2006년 방송의 개인 미디어를 꿈꿀 수 있다.



와이브로의 등장도 개인 미디어를 본격화 하는 신호탄이다. 와이브로는 이동하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휴대 인터넷을 지칭한다. ‘제2의 인터넷 혁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와이브로는 언제 어디서든 휴대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뉴스나 정보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도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뉴스 소비의 상당 부분이 포털사이트 등의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이신문의 독자가 더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도 가능하다.



KT가 준비 중인 와이브로와 유사한 HSDPA(하향고속화패킷접속방식)의 상용화도 개인미디어 시대를 가속화 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SK텔레콤과 KTF가 2006년 상반기 중 시작할 예정인 HSDPA는 역시 휴대 인터넷 개념으로 와이브로와 전송속도, 요금제 등에서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우병현 기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언론사 입장에서는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면서 “언론사가 스포츠, 연예, 여성 등의 정보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생산해 신규 매체에 적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융합과 통합’ 대세


개인 미디어가 수용자 중심의 미디어 환경 변화라면 IPTV, 온오프통합뉴스룸, UCC(User Created Contents)는 생산자 측면의 변화로 볼 수 있다.



IPTV의 경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화두로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IPTV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TV를 시청하고 쌍방향 데이터 송수신까지 가능한 것으로 유럽과 홍콩, 일본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국내도 KT에서 의욕적으로 다가서고 있지만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라는 두 생산자가 서로 의견을 달리해 서비스 시작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라는 규제 기관의 갈등도 해결되지 않은 터라 관련 법제의 정비가 시급하다. 그러나 시간을 계속 지연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IPTV의 서비스는 기대해볼 수 있다.



신문사들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 흐름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문사들은 마감시간을 정해놓은 종이신문 위주의 제작 방식이 언론의 기능이나 수익 면에서도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겨레신문이 통합 뉴스룸을 선언했고 경향신문도 검토 중이다. CBS는 유비쿼터스 뉴스룸이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의 특징은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통신사가 행해왔던 실시간 뉴스 생산을 가능케 해야 하며 이에 따른 온라인 매체의 특화 및 강화, 종이신문의 차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자들의 업무 흐름도 속보성 기사와 기획 기사로 구분될 것이며 탐사보도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질 것이다.



미디어 생산자 개념의 확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른바 UCC로 불리는 네티즌 주도의 콘텐츠 생산은 이미 블로그나 댓글, 인터넷 토론방 등을 통해 그 파괴력을 경험했다. 2006년 역시 블로그는 확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이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책, 영화, 음악 등에 대한 느낌과 경험을 활용한 네이버(NHN)의 ‘리뷰로그’, 일반 소비자의 제품 리뷰를 확대하는 드림위즈의 ‘매니아 트렌드’,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뉴스’ 등이 대표적이다.



건국대 황용석 교수는 “뉴스룸 통합은 독자감소, 광고 저하에 따른 필연적인 선택으로 편집국 조직의 단순 통합을 벗어나 신문과 방송의 전략적 콘텐츠 제휴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또한 사회적 이슈 생산, TV 광고 중단까지 불러일으키는 네티즌으로 대변되는 수용자들의 집단화는 언론의 책임성을 더 강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정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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