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지만 깊은 눈으로…"
기자가 만드는 TV-(2) MBC '시사매거진 2580'
94년 2월 첫방송…'기자 저널리즘'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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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매거진 25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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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조리 고발하면서도 사람 냄새 ‘물씬’
지난 15일 밤 방송된 제5백64회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조작 파동으로 대한민국 과학계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에서도 열악한 근무여건과 일용직 노동자 신분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젊은 과학자들의 현실을 조명했다.
또 지난 8일 방영된 제5백63회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일대 60세 이상 70∼1백여명이 입당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음에도 지난해 7월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으로 등록돼 매달 1∼2천원의 당비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실태를 고발해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MBC ‘시사매거진 2580’ 보도가 있은 직후 MBC 게시판에는 숨겨져 있는 사회 구석구석의 내용을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고 사법당국에서는 이 같은 보도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같이 MBC ‘시사매거진 2580’ 보도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돼 변화와 개혁의 단초가 됐던 적만 어림잡아 수 십여 건. 지난 1994년 2월 27일 첫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이 걸어온 길은 5백회가 넘는 횟수만큼이나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 역할을 해왔다.
현장에서 사안 사안마다 수 주간에 걸쳐 직접 취재한 기자들이 번갈아가며 직접 편집, 진행해온 ‘시사매거진 2580’은 언론계를 이끈 주류저널리즘이었던 ‘기자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윤능호 부장을 비롯 10명의 기자와 2명의 취재데스크가 9명의 구성작가, 1명의 PD와 호흡을 맞춰가며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MBC ‘시사매거진2580’은 3개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 주제당 통상 3주에 걸친 취재를 통해 결과물을 일사분란하게 매주 방송으로 옮기고 있다.
‘시사매거진2580’ 관계자는 “우선 자체 기획이나 제보를 통해 3주 후에 방영될 프로그램의 가상내용을 결정하게 된다”며 “프로그램 내용이 결정되면 곧바로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가게 되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3개팀으로 나눠진 기자 등 취재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1∼2주간에 걸친 심층취재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혹 시급성을 요하는 제보가 있을 경우 곧바로 취재팀을 구성, 다음 방영분에 방송될 수 있도록 일부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3일 정도의 최종 제작과정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되는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95년 ‘뉴욕필름페스티벌’에 ‘대물린 고엽제 후유증’을 출품, 결선작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캐나다 ‘밴프 TV페스티벌’에 ‘키 작으면 취직불가’로 정보프로그램 우수작 수상, 98년, 2000년 ‘홍성현 언론상’, 94년, 98년, 99년 ‘한국방송대상’, 2001년 ‘엠네스티 언론상’, 2003년 경실련 미디어워치 선정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하는 등 기자들이 만드는 인권보호 및 사회 부조리 고발프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사매거진 2580’팀의 제작진들은 현 MBC 최문순 사장이 ‘2580팀’ 출신이란 점에서 더욱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12일 5백회 특집을 맞아 ‘따스한, 그리고 깊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다’는 제목으로 ‘시사매거진2580’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책으로 펴낸 바 있는 ‘시사매거진2580’팀은 한마디로 이 프로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에 대한 고발과 시사현안에 대한 탐사보도를 위주로 하되 현 사회를 특징짓는 세태와 인물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접근으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인간의 체취가 묻어있는 시사프로그램이다.”
‘시사매거진 2580’ 5백회 당시 프로그램의 총책임을 맡았던 최문순 당시 보도제작 2CP 부장은 지난 2004년 ‘따스한, 그리고 깊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다’란 책에 쓴 <’더 나은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로>라는 글을 통해 “10년 전 시사매거진 2580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군사독재가 끝났지만 여전히 권위주의가 존재하던 시절이었다”며 “앞으로의 10년 즉 2014년에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집단의 이름으로 손상되는 일이 없어야 하며, 남북한은 통일되거나 통일에 가까운 상태가 돼 있어야 하고, 언론이 더 이상 개혁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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