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새 집행부에 바란다




  왼쪽부터 유병욱, 김중식, 이진규, 고기정, 송정훈, 조병모 기자.  
 
  ▲ 왼쪽부터 유병욱, 김중식, 이진규, 고기정, 송정훈, 조병모 기자.  
 
회원들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강원일보 유병욱 기자
출범한 지 불과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40대 집행부에게 ‘환영’과 ‘축하’의 인사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의 기협은 새로운 집행부가 만들어졌다고 그저 의례적인 인사만 하기에는 그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다. 위기의 시작은 내부에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기협이 회원들로부터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솔직히 일선 기자들에게 한국기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보라. 연초에 기협수첩 한번 만들고, 일주일에 한번 협회보 만들고 한달에 한번 기자상 선정하는 곳이라는 말 이외에 어떤 답을 들을 수 있을까.

거창한 명칭의 외형적 행사는 이제 제발 더 이상 만들지 말자. 국제적인 연대와 기구의 구성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회원들이 기협을 ‘우리의 조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펼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일용 회장께서 공약으로 제기했던 기자 재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아울러 지역 회원사들에 대한 관심의 폭을 늘려야 한다. 지방 언론사들이 느끼는 기협에 대한 소외감 역시 사실로 존재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지역을 우대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업이 추진되면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어렵고 힘들 때 기협을 이끌게 된 집행부의 어깨위에 무거운 짐을 올려드린 것 같아 죄송스럽다. 하지만 필자 역시 한국기협의 조직원으로서 그 짐을 나눠질 의사가 충분히 있음을 밝히면서 모쪼록 40대 집행부의 건투를 빈다.





제대로 된 ‘선택과 집중’을-경향신문 김중식 기자
“난 싸울 때 한 놈만 죽여.”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 나오는 한 양아치(유오성 분)의 대사다. 그 영화 최고의 명대사로 꼽힌다. 이번 기협에 바라는 말은 그것의 레토릭이다. “싸워서 한 놈만 살려.” `야마’를 잘 잡고, 그거 하나 끝까지 밀고 가십사, 하는 것이다. 그 `야마’는 이미 선보인 듯하다.

첫째, 기자재교육이다. 기협회장은 선거유세에서 “시민저널리즘시대에, 직업이 기자라면, 모름지기 시민기자에 비해 월등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시대의 요구이자 의무”라는 투의 말씀을 했다. 한때 큰 자랑이던 `무식한 기자’는 이제 언론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존재다. 특히 기자들 자신의 생존권 투쟁 차원에서 주입식 교육이라도 자청해야 할 때인 것이다.

둘째,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언론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한다. 신임회장께서 내공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내정간섭 발언을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낸 것도 반갑다. 우리의 2세들도 한국말로 밥벌어먹고 살려면, 우리의 2세들이 조금 더 잘 살 수 있으려면, 분단극복은 그 첫걸음일 테다.

기협회장을 포함한 집행부는 임기 동안 `멀티 플레이어’이기를 요구받는다. 회원들의 정당한 요구도 무수할 터이다. 하지만 포기하는 아픔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선택과 집중을 바란다. 그곳은 어차피 욕을 먹는 자리다. 훗날, 단 하나만이라도 잘했단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세미나·축구대회 등 지역배려 필요해-국제신문 이진규 기자
지역 신문사의 기자들에게 있어 한국기자협회의 존재는 무엇인가. 대다수에게 있어 누가 가는지도 모르는 세미나 몇 번으로, 아니면 간혹이라도 동료 기자들이 이달의 기자상이라도 받게 되면 축하를 나누면서 잠시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기자협회가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회원들의 공통관심사와 이익을 위해 노력하리라 생각하지만, 모든 회원들을 만족시키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한명이라도 더 많은 회원들을 위해 애를 써주길 바란다.

특히 협회 행사가 열리는 장소 지역 신문사의 회원들은 상대적으로 더 협회에 대해 거리감을 느낄 것이다. 세미나를 비롯한 대다수 행사뿐만 아니라 회원사 대상의 전국 축구대회가 폐지된 뒤로는 거의 유일한 전국행사인 등반대회도 장소와 시간의 제약으로 지역 조간신문 회원들은 참여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전체 회원을 한자리에 모으기는 힘들지만, 각 지역별로 나눠 행사를 가지면 가능한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자협회 차원에서의 행사 마련이 어렵다면 각 지역별 행사를 유도하고 일부라도 재정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려운 신문시장 현실에서 여유를 모르고 살고 있을 회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거창한 사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회원들이 골고루 협회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작지만 알찬 사업들을 기대한다.





기협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 있어야-동아일보 고기정 기자
한국기자협회가 16일 제40대 집행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기자협회 회원으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40번째 집행부가 담고 있는 가치는 영광과 회의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 자유의 기치를 내걸고 내달려온 40년은 횟수 자체만으로도 언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기자들의 참여 의식, 회원사간 연대의식의 약화, 첨예하게 벌어지는 언론사간 이해관계는 협회가 안고 있는 숙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협회가 기자들의 권익 옹호와 자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회원사간 화합을 유도했는지에 대한 반성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언제부터인가 협회가 각 회원사에 ‘보수·진보 언론’이라는 가치함축적인 꼬리표를 붙이며 언론사간 분열을 방조했다는 책임론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언론사에서 증명됐듯 언론개혁이라는 명제는 자칫 과도한 정치성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 회원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언론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급변하는 언론 환경을 이해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기자들의 고민은 민주나 개혁과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언론의 기능과 개인의 미래에 대한 우려로 바뀐 지 오래다. 뉴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언론계의 방향타를 협회가 잡아주길 바란다. 또 갈수록 열악해지는 취재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협회가 적극 나서주길 희망한다.





기자 자존 지키는 전위부대 돼야-디지털타임스 송정훈 기자
언론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여기에 속한 기자들은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때론 사주의 이익에, 때로는 권력과 기업의 탐욕에 손을 들어주는 비겁함도 목격된다.

언론이란 공기(公器)는 기자들에 의해 다듬어진다. 기자는 진실을 추구할 뿐이지 진실 그 자체일 수 없다. 우리는 기자가 곧 진실이라는 착각 속에 때로는 거만해지고 때로는 팩트를 잃어버린 채 주장과 구호에 매몰된다.

하지만 언론의 존재 가치는 영원하다고 믿고 싶다. 황우석 파문이 그랬지만 사실 관계의 반전의 반전이 이뤄지는 것은 곧 잘못된 정보일 지라도 언론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정보간의 치열한 다툼으로 궁극적으로 바른 정보가 나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진실 추구를 하는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자협회를 이끌 새 집행부가 구성됐다. 정일용 신임 회장은 `기자의 혼’ 되찾기를 강조했다.

언론은 기자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와 같이 호흡해 만드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기자 자신이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양심에 호소해 기사를 써야 한다. 쓰고 또 써야 한다. 기자협회는 이와 같이 기자가 자존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전위 조직으로 굳건히 서야 한다.

또 다매체 시대에 각 언론이 갖고 있는 다양성을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자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성화해 바쁜 업무에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는 기자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켜야 한다. 새해 모든 언론 종사자의 건승을 빈다.





스포츠지 위기 진지한 고민을-스포츠서울 조병모 기자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고단한 일이 많을 것이다. 원론적으로 볼 때 언론환경 개선과 언론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하겠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방송사냐, 신문사냐, 여기에 종합지냐, 스포츠지냐, 경제지냐, 이외에 전국지냐, 지방지냐에 따라 많은 고려와 담론이 따라야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신문은 출범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나둘씩 운영난으로 쓰러져가는 와중에 그 빈자리는 종합지의 세트판매용 스포츠신문들이 하나둘씩 대체하고 있다. 기존 스포츠신문들은 선정성, 상업성 등 일부 역기능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무료신문의 범람과 포털 사이트의 미디어 지배 상황에서 스포츠신문은 이런 역기능을 대폭 시정하며 스포츠 발전에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세트판매용 신문의 등장은 스포츠신문시장의 장래를 어둡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국기자협회인 만큼 연합뉴스도 회원사이고, 스포츠신문을 세트판매용으로 만드는 신문사도 회원사인 까닭에 지금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수용하기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스포츠신문뿐만 아니라 국내 언론의 발전을 위해 이 말만큼은 드리고 싶다.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포털에 대한 실시간 뉴스 제공 등 소매사업은 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위해 세금을 보조해주면서까지 군소신문과 지역신문 등을 살리고 있다고 들었다. 새 회장은 이런 쪽에서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해서 좋은 처방을 내려주길 바란다.


  왼쪽부터 이상호, 김성철, 김남희, 이위재, 모은희, 정태웅 기자.  
 
  ▲ 왼쪽부터 이상호, 김성철, 김남희, 이위재, 모은희, 정태웅 기자.  
 

 

‘탐사보도분과’ 설치를 희망한다-MBC 이상호 기자
새 부대에는, 이제 새 술을 담아달라. 이왕이면 ‘탐사보도 육성’이라는 술도 꼭 담아주시기 바란다.

최근 들어 경쟁적 매체환경이 언론사들로 하여금 ‘생존을 위해’ 탐사보도를 수용하도록 만들었지만, 일단 탐사보도가 일상화되면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공급자 위주의 권위적 시각에서 시민사회의 일상으로 기사의 눈높이가 재조정될 것이다. 탐사취재는 기자가 몸을 낮춰 가장 낮은 앵글로 사회를 조망할 때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권력의 모습을 닮은 기존의 출입처 제도가 먼저 변화될 것이다. 그리고 기자들의 색깔도 하나하나 투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긴 호흡의 기사는 기자의 세계관을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도에 있어 기자의 진정성 문제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짧은 호흡의 몇 줄 기사 뒤에 마치 역외의 심판관처럼 숨는 일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이렇듯 정체가 명확한 기사들로 넘쳐나게 되면 언론사의 자사 중심주의는 더 이상 설 곳을 잃게 된다. 양시양비의 줄타기와 선택-배제의 눈속임을 통해 더 이상 언론기업의 사적 이해를 도모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탐사기자협회(IRE)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탐사보도 분과’가 기협 산하에 서둘러 설치되기를 바란다. 탐사보도의 교육과 정보교류, 연구, 홍보에 기협이 앞장 서야 한다. ‘권력의 탄압과 자본의 회유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하는데 앞장서 온’ 기협이 새 시대의 도전에 적극 부응하기를 기대한다.





기자사회 ‘길잡이’ 돼주길-MBN 김성철 기자
얼마 전 타 방송사 선배와 기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차장급인 그 선배는 경제부에 소속돼 있지만 야근당직일 때 사건이 발생하면 반사적으로 이곳저곳 전화하며 취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한다. 이렇게 밤새 푸닥거리를 치르고 나면 왠지 모르게 가슴속에서 뿌듯함 같은 것이 밀려오며 기자라는 삶에 대해 한 가닥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 입사한 후배기자들의 얼굴을 보며 기자로서 사는 것에 대해 말할 때는 가슴 한 구석에서 서서히 피어오르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입사했던 1999년에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오고갔다. 앞으로는 ‘전문기자’만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라던가 아니면 특별한 나만의 ‘장기’를 확실히 갖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기자로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하지만 기자들의 삶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갖추기에는 너무 잦은 부서이동 그리고 ‘장기’를 갖추기 위해 스스로에게 투자할 시간은 당일 기사 처리에 허덕거리는 21세기 초 기자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게다가 뉴미디어의 끊임없는 등장과 각 매체들의 생존경쟁은 ‘기자’들에게 ‘아날로그’방식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방법은 알고 있지만 그 길로 들어서기 힘든 환경에 놓인 기자들에게 새로 출범하는 기자협회가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실질적인 재교육 프로그램 필요-일요신문 김남희 기자
거창하거나 추상적인 얘기는 빼고 실질적인 부분을 부탁하고 싶다. 교육에 관한 것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주변 환경과 불안정한 고용 상황을 피부로 느끼다 보니 무엇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논란이 많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그 때마다 세미나를 여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콜로키엄 형태보다 좀더 큰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 황우석 박사의 난자 기증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시민단체나 생명윤리위의 관계자와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지금처럼 ‘뒷북’ 치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나날이 늘어가는 명예훼손 소송이나 저작권 초상권 침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초빙해 판례를 들으며 점검해 보는 것도 좋겠다.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각종 문서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소프트웨어 강좌를 여는 것도 업무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다 기자들의 건강문제까지 챙겨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각종 운동 강좌나 동호회 활동 등을 지원하는 것 말이다.

기자협회보를 보면 재주 많은 기자 분들이 곳곳에 참 많다. 이런 분들을 강사로 모시고 강의를 듣는다면 외부 강사를 부르는 것보다 더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 될 듯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기자들도 많고, 각 언론사별로도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자협회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기자들 간의 교류와 친목 도모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회원과 끊임없는 의사 소통 중요-조선일보 이위재 기자
편 가르기를 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그동안 조선일보 처지에서 기자협회는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기자협회가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제3의 조직으로 한국기자들의 방향성을 대변하는 색깔을 내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불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일보를 겨냥한 지적 중에는 수용할 만한 내용도 있었지만 간혹 사실과 무관하게 ‘가치관’을 바탕으로 상황을 정리할 때는 섭섭함을 넘어 씁쓸한 감정까지 들기도 했다. 최근 들어 과거에 비해 첨예한 대립은 다소 완화됐다고 보지만 여전히 조선일보를 비롯, 이른바 주류 신문들과의 관계 설정은 기자협회 집행부를 끊임없이 물고 늘어질 딜레마가 될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신문 산업에 닥칠 안팎의 시련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기자협회 집행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관심거리다.

어차피 눈 앞에 놓인 현실에 대해 입장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고 다양한 성향과 수준의 협회 회원들의 기호를 다 맞출 수도 없다. 결국 집행부는 국면(局面)마다 소신껏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비록 그런 결단에 대해 ‘역시…’라는 실망스런 심정이 들더라도 그것이 당파적이기 보다는 사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다양한 의견의 집중 절차를 거쳐 나온 고뇌의 산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일상적인 소통의 기회를 더 늘렸으면 하는 게 소박한 바람이다. 앞으로 어떻게 자라던 산고를 거쳐 태어난 새 집행부에 무한한 축복이 깃들길 바라며 일단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매체간 반목 해소 주력해 주길-KBS 모은희 기자
“기자란 무엇인가?” 진부하고 뻔한 질문이지만 요즘처럼 절실하게 와 닿은 적은 없는 것 같다. 기자의 정의와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와 같은 기본적인 의문들에 대해 한국기자협회가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기자협회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고민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해답을 찾기 바란다. 기자협회는 누가 뭐래도 언론사 혹은 언론사주가 아닌 기자를 위한 조직이다. 언론사나 언론사주가 가는 길과 기자가 가는 길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기자는 일체의 간섭과 압력으로부터 독립해 자유롭게 취재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 기업의 논리가 저널리즘의 논리를 압도하고 있는 지금 기자협회의 사명이 무엇인지는 더욱 분명할 것이다.

또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 언론 등 매체간의 반목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 주기 바란다. 특정 매체의 의견이나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도록 폭넓은 의견 수렴이 우선돼야 하겠고,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자주 마련해 친목을 도모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신임 회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 기자 재교육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희망한다.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일선 기자들의 교육 욕구에 맞게 현재의 연수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고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소모품처럼 고갈되는 기자들의 역량을 재충전하고, 사회를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집행부의 잦은 지회 방문 기대-한국경제 정태웅 기자
같은 대학을 다닌 고교 동창 가운데 13명 정도가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산다. 10여명은 이민 유학 등의 이유로 일찌감치 소식이 끊겼지만 그나마 연락을 주고받는 나머지도 다들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얼굴 한 번 볼까말까 하며 지내왔다. 어느 해 송년모임에서 너무 소원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집들이’를 돌아가며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가장 최근에 혼사를 치른 동문에게 집들이를 강제(?)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였지만 어쩌다보니 모두가 자기 집을 개방하기로 했다.

‘과연 1년을 계속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 반, 기대 반으로 1월부터 시작했다. 참가자 얼굴이 매달 바뀌기는 했지만 저녁 먹고 ‘친선 고스톱’(?)이라도 치려면 2개 팀이 꾸려져 ‘광’을 팔수도 있을 정도였다.

한국기자협회 새 집행부에도 그런 이벤트를 건의하고 싶다. 마침 부회장단과 분과위원장단이 중앙일간지 지방지 방송 등 모든 언론사를 포괄할 수 있도록 진용을 잘 갖춘 느낌이다. 집행부가 한달에 한번 꼴로 각 지회를 방문하면 준비하는 지회 입장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평소 건의하고 싶었던 애로사항이나 의견 등을 더 잘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기자협회 회원이기는 하지만 협회가 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참여도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억지로라도 이벤트를 만들게 되면 집행부와 일반 회원들과의 접촉이 더 늘어나리라. 새 기자협회장에게 피박(?)을 씌우는 날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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