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 '통'으로 사회비리 고발

기자가 만드는 TV-(4)SBS '뉴스추적'




  SBS의‘뉴스추적’  
 
  ▲ SBS의‘뉴스추적’  
 
성역 인정 않지만 ‘인간미’ 살아있는 프로그램

출입처 관행 벗어나 기자 스스로 아젠다 만들어



저널리즘의 대표 상품으로 흔히들 ‘탐사보도’를 가리킨다. 특히 기자 저널리즘은 사회 현상의 부조리와 다수의 권력을 심층적으로 있는 그대로 파헤쳐 보도함으로써 여론을 움직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SBS의 ‘뉴스추적’은 기자가 만드는 고발 프로그램으로서 기자 저널리즘에 충실하고 있다. 뉴스추적은 1997년 7월 1일 첫 방송 이후 현재까지(2월 8일 기준) 3백67회째 이어지고 있는 횟수로 10년에 접어든 장수 프로그램이다.



뉴스추적은 기자들이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으로서 SBS 내에서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기자들이 이른바 60분 ‘통’으로 하나의 주제를 고정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는 국내 지상파 방송 중 유일하다.



뉴스추적은 홈페이지를 통한 프로그램 소개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비리를 고발하고 사건 뒤에 숨은 실체와 본질을 끝까지 추적 보도한다.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 프로그램, 그러면서도 진한 감동이 묻어나는 휴먼터치 프로그램’이라고 짧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많은 수식어구 보다는 보도 내용으로 평가받겠다는 뉴스추적 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뉴스추적은 과거 ‘죽음의 전자파’, ‘생명의 위기, 환경 호르몬’ 등과 같은 실험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환경 호르몬’ 보도의 경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뉴스추적은 2005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을 추적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소재로 한 연속 보도로 그의 귀국을 종용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뉴스추적을 만드는 기자는 모두 8명이다. SBS 보도본부의 보도제작국 소속으로 뉴스추적은 4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팀에는 기자 2명을 비롯해 작가, 스크립터, AD 등이 포함돼 있고 영상취재팀에서 영상취재 기자 1명을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모두 7~8명으로 구성된다.



각 팀은 4주를 단위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따라서 한 팀 당 취재부터 녹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달. 보통 첫 주에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2∼3주째는 취재, 4주째는 편집과 녹화의 과정을 거친다.



뉴스추적팀 김용철 기자는 “아이템 선정은 기자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주로 보도국 근무 시 알게 된 취재원을 통하거나 언론에 부각된 소재를 면밀히 살피면서 시작된다”며 “프로그램 성격 상 ‘딥스로트’가 중요한 데 갈수록 접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TV 탐사보도물의 성격상 영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익명을 전재로 한 몰래카메라 사용이 때로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모 업체가 뉴스추적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에서 ‘익명을 보장한 공익적 보도는 명예훼손이 아니다’라고 판결해 뉴스추적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10년째 유지되고 있는 만큼 SBS 뉴스추적에서 오래 근무한 대표격 기자도 있다. 현재 SBS 노조 사무국장으로 있는 유희준 기자는 4년여에 걸쳐 근무하면서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기자상 뿐만 아니라 한국 기자상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유 기자는 “기자들이 출입처 관행을 벗어나 스스로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면서 “외국과 비교해볼 때 한국은 오래동안 탐사보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라기 보다는 인사에 따라 자주 사람이 바뀐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SBS 뉴스추적은 과거 프로그램 시간과 구성 방식에 있어서 잦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붙박이 프로그램으로서의 입지를 갖췄다. 최근 새롭게 뉴스추적팀을 맡게된 김광석 부장은 “SBS의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면서 “세상의 부조리를 캐는 것 말고도 숨겨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드러내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정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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