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날' 제정, 2005년 5월 기협 운영위서 본격 논의
동아투위 제작거부 기념 10월24일 거론되기도
언론탄압에 맞서 ‘언론자유수호’를 외쳤던 선배기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한국기자협회가 ‘기자의 날’ 선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은 지난 2005년 5월에 열린 제39대 집행부의 2차 운영위원회에서부터였다.
이날 운영위에서는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대표 고승우·현 미디어오늘 논설위원)’의 공식제안을 기자협회가 받아들여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운영위원들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기자의 날’ 제정과 관련, 당시 이상기 회장은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에서 언론검열, 제작거부에 맞선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제정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며 “해마다 광주 5·18 재단과 시도별 순회를 통한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기념행사를 갖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1980년 5월 기협 운영위와 분회장 연석회의 의결내용에 대해 “80년 5월 20일부터 검열을 거부하고 정권이 타락할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결의했다”며 “그래서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제정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도 적지 않았다.
일부 운영위원들은 “동아투위가 제작거부 운동을 펼친 75년 10월 24일을 ‘기자의 날’로 제정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고 다른 위원들은 “그러나 동아투위의 제작거부 운동은 전 언론사의 제작거부운동으로 확산되지 않아 전 언론인들의 기념일로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며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의견수렴이 부족했다”, “‘기자의 날’에 의미를 더 두기보다는 기자협회 창립기념일에 함께 하는게 어떠냐”, “동아투위나 5·18 광주혁명 때 일어난 그 분들의 마음 속에 응어리는 풀어주는 방법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 등의 의견도 나와 일단 회원들의 더 많은 의견수렴 후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졌다.
다시 ‘기자의 날’ 제정 논의가 일기 시작한 것은 ‘제39대 집행부’가 마무리되고 ‘제40대 집행부’가 들어서기 위한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현 정일용 회장은 지난해 11월 30일 기자협회보에 게재한 후보 출사표를 통해 “신문의 날, 방송의 날, 잡지의 날도 있지만 정작 언론의 주체인 ‘기자의 날’은 없다”며 “‘기자의 날’을 정해 기자의 역할,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자 한다”며 ‘기자의 날’ 제정의지를 공론화했다.
또 그는 “‘기자의 날’은 1980년 5월 기자협회의 제작거부 운동이 시작된 날로 삼으려 한다”며 “기자협회에 몸담고 있었던 선배들이 온 몸을 내던져 불의에 항거하고 언론자유, 조국의 민주발전을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선 바로 그 날, 치열했던 기자정신을 되살리고 선배들이 쌓아놓은 전통을 이어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기자협회장에 당선된 후 처음 개최한 ‘2006년도 제 1차 운영위원회’ 석상에서도 ‘기자의 날’ 제정건과 관련한 공약사항 이행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 회장은 “80년 5월 20일 기협 차원에서 제작거부운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기협 집행부 고초가 컸다”며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정하고 기자협회에서 귀감이 될 만한 선배 또는 후배를 대상으로 사표로 삼을 만한 인물을 선정하려고 한다”고 운영위원들의 공감대를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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