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 활동 '생색내기'에 치중

"무조건적인 비판은 자제돼야"
기자협회, 비영리학회 공동세미나 개최




  '삼성 8천억' 관련 세미나가 기자협회와 비영리학회 공동 주최로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김동기 기자>  
 
  ▲ '삼성 8천억' 관련 세미나가 기자협회와 비영리학회 공동 주최로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김동기 기자>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홍보효과에 치중한 생색내기용 사업이 많아 기업의 공익재단 조성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와 함께 기업 재단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자제돼야 하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보다 따듯한 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와 한국비영리학회(회장 박태규)가 11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공동개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활동’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한겨레신문의 곽정수 기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2~3년 전부터 개화기를 맞고 있으나 기업의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기업의 총수가 겉으로는 소외계층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지만, 다른 손으로는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세금 없는 상속 등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곽 기자는 또 “재단 운영이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기업이 조성한 재단들은 대체로 출연기금이 적은데다, 기업으로부터 들어오는 후원금의 경우 경기 상황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재단이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재단의 사회공헌 활동도 기업의 홍보효과에 연연한 생색내기 식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곽 기자는 이어 “기업이 순수한 목적으로 돈을 내놔도 뭔가 구린데가 있기 때문 아니냐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하다”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국제적 흐름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익재단의 역할과 과제’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양용희 교수(호서대 사회복지학과)와 토론자로 나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정진옥 본부장 등은 “기업 재단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자제돼야 한다”며 “기업들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보다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순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원치용 실장은 “교육부 인가는 교육재단, 문화부 인가는 문화재단, 여성부 인가는 여성재단이란 용어를 쓰고 있으며 비영리민간단체라고 하면 시민단체를 우선 떠올린다”며 “기업재단이란 용어 자체가 구체적으로 정의돼 있지 않은 만큼 비영리부분에 대한 총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홍식 교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회의 사각지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특히 진실성과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이나, 여론무마용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3주제 발제에 나선 ‘한반도 정보화 추진본부’의 정호선 박사는 “삼성이 국가에 헌납한 8천억원을 디지털 도서관 구축에 활용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며 “혹시 재원이 부족하다면 다른 기업들도 함께 분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청석에 있던 KT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의 일환인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서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것은 당혹스럽다”며 “디지털 도서관 건립 재원이 부족하다고 쉽게 기업들에게 분담시키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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