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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멕코믹 센터에서 열린 NEXPO 전시박람회장 입구에 선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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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기자협회 김진수 기획팀장이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4월 2일(미국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NEXPO(신문박람회)와 INMA(국제신문마케팅협회) 76차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귀국했다. 참관기를 NEXPO편과 INMA 편으로 나눠 싣는다.미국신문협회 공식 행사...비전과 고민 공존미국신문협회(Newspaper Association of America, 약칭 NAA)가 주최한 NEXPO는 Newspaper의 머리글 N자와 Expo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신문박람회란 뜻이다. 현 시점에서 미국신문의 기획, 편집 및 광고, 윤전, 배달, 전자출판, 연구 및 전략기획, 신디케이트 서비스까지 신문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부분을 총망라하고 있어 미국 신문업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들의 고민과 비전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시카고에서 가장 큰 전시회장인 멕코믹 센터(McCormick Place)에서 열린 NEXPO는 NAA의 2006년도 정기총회의 부대행사 격으로 열린 행사로 그 규모와 시설, 참여업체의 수 등에서 다른 유사행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NEXPO 공식 일정은 4월 1일부터 4일까지였는데 필자를 포함한 언론재단 방문단(총 9명) 일행은 행사 3일차인 3일부터 등록을 마치고 참관을 시작했다. NEXPO 행사는 개별 업체들의 제품전시장과 NAA의 회원들을 위한 교육 세션이 동시에 열렸다. 제품전시장은 행사기간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렸고, 교육 세션은 3개의 종합 세션을 포함해 29개 주제로 분산돼 별도의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언론재단 방문단은 4월 3일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모두 11개의 교육 세션을 들을 수 있었는데, 3일 오전에는 각자 관심 있는 주제를 자유롭게 들은 후 오후부터 제품전시장을 관람했다. 모든 행사가 통역 없이 영어로만 진행됐으나, 다행스럽게도(?) 주최 측이 모든 주제발표자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사전에 복사물로 만들어 제공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내가 들은 교육 세션 가운데 ‘Mobile Technology-What's Next?’(발제자 스티그 노드크비스트 박사, 스웨덴 IFRA 비즈니스 발전국장)의 발표 내용은 흥미로웠다.
노드크비스트 박사의 발표 내용 가운데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한국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 상용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IPTV 등의 내용도 소개됐다. 그러나 프리젠테이션에서 비교 설명하고 있는 실제 제품들에는 삼성 애니콜과 같은 한국 제품과 한국 기술은 소개되지 않았다. 모두 일본제나 미국제 모바일과 관련 모바일 웹 기술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가 인터넷 활용도 등이 세계 최고라는데 혹, 우물안 개구리는 아닐까? 아마도 삼성이나 LG 등에서 이번 세미나가 미국신문협회 주최 행사여서 관심을 갖지 않은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모바일신문’ 시장 선점이 언론사 미래 좌우발표자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결국 미래의 신문, 미래의 정보 커뮤니케이션은 모바일로 진화한다. 이제 모바일 폰은 유저들의 각광을 받으며 또 하나의 새로운 매체로 부각될 전망이다.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신문, 그리고 포탈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한국의 경우 또다시 누가 먼저 ‘모바일신문’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그 언론사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생각된다.
세계 각 지역의 모바일 활용사례를 종합해 볼 때 만화 컨텐츠, 날씨 컨텐츠, 낱말 맞추기 퍼즐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가 우선 대세이다. 이와 동시에 뉴스 컨텐츠도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인터넷신문의 포맷이 지면의 3분할(대략 1:3:2)로 상징된다면 모바일은 화면이 적어 단일 화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모바일 뉴스용으로, 짤막하고 효과적인 제목을 뽑는가가 미래 편집자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교육이 끝나고 전시회장을 찾았다. 각종 기자재 및 신기술 전시회는 철저하게 미국 중심의 행사였다. 전시장 전면에는 우리가 통상 ‘타블로이드’판으로 부르는, 컴팩트 판형의 신문을 제작하는 윤전기가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한 회사는 자신들의 회사와 기술 등을 홍보하기 위해 적극적이었고, 참석자들은 기계를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회사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새로운 기술의 자사 현장 접목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 시카고 트리뷴(CICAGO TRIBUNE) 등 미국 신문들의 1면을 자세히 보니 그들 신문사의 인터넷 판 초기화면과 꼭 닮아있다. 왼쪽에 1단 정도, 중앙에 4단 정도, 오른쪽에 1-2단 정도 로 기사를 배치하는 등 초기화면을 통상 3분할하는 ‘오마이뉴스’와 같은 우리의 인터넷 신문의 전통적 모습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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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미국시간) 오전 멕코믹센터에서 열린 NEXPO 종합세션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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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문 1면 편집 한국과 크게 달라미국의 신문이 1면을 크게 3구분한다면 우리의 경우는 왼쪽 톱기사를 4-5단, 오른쪽 사이드를 2-3단 주는 등 크게 2구분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신문은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NEXPO 행사장에서만큼은 그러한 시각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각 회사의 부스에 들른 관람자들이 자신이 궁금한 영역이나, 새로운 기술을 직접 접하면서 자신의 업무에 이를 활용하려는 의지나 열정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신문은 ‘기회만 되면 떠나야 하는’ 영역이 아니라, 여전히 열정을 바칠만한 분야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미국의 신문들은 거의 모두 우리가 통상 ‘타블로이드’ 판이라고 부르는 세로로 길쭉한 형태이다. 여기서 부르는 명칭은 ‘베르리너’(berliner)판이다. 우리의 경우라면 국민일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미국 신문들의 편집을 보면 한국의 그것과 매우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사진과 그래픽 등 비주얼 측면이 강조된다. 사진의 경우 우리가 통상 1면용 사진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들도 많다. 우리는 유명하지 않은 인물의 한쪽 측면 얼굴의 클로즈업 사진을 1면 메인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자주 1면을 제작한다.
자녀들의 캠핑을 다룬 사진의 경우 1면에 메인사진과 작은 사진 2개를 1개의 박스로 묶여 편집하기도 한다. 이런 편집은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방식이다. 또한 사람의 이야기가 많은 관계로 인물 사진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두 유명인사의 만남의 장면의 경우도 다양한 앵글이 사용된다. 두 사람의 얼굴이 드러나게 찍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뒤에서 앞으로 보는 앵글이다. 당연히 사진 속에는 다른 회사 사진기자들이 모습이 많이 드러난다.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은 기사에서 이런 앵글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1면 헤드라인 부분의 다양한 변형도 눈길을 끈다. 미국의 신문은 한국의 조선일보, 동아일보처럼 신문제호가 들어가는 공간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 아니 공간은 일정하지만 주요 기사를 요약해 소개하는 공간으로도 이용하고, 가끔 카툰을 섞어 보여주기도 한다. 이도저도 없을 때는 좌우에 그냥 돈 받는 광고로 활용하기도 한다. 여하튼 1면 제호부분에 어떤 고정된 틀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의 크기도 정말 다양하다.
한편 행사장 곳곳의 시설물 배치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공간이 널찍해 답답한 느낌이 없었다. 진행 스텝들은 각각의 맡은 일을 잘 처리했으며, 행사장 앞에 회전 원통을 만들어 그곳에 참가 업체의 홍보물을 비치, 관람자들이 일일이 개별 회사의 부스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를 제공했다. 모든 행사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별도의 책자를 만든 것도 참관자들에게 유용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국제행사를 자주 개최하는 한국기자협회에서도 벤치마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신문인들의 고민과 비전을 보여주었던 넥스포는 4일 오전 ‘위기의 시대, 신문 발행’을 주제로 한 종합세션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부산일보, 전남일보, 기자협회, 언론노조, 언론재단 소속원으로 구성된 총 9명의 한국참관단은 각자 ‘특별한’ 느낌을 안고 미시건 호수를 끼고 서있는 멕코믹 센터를 떠나 INMA 총회가 열릴 시카고 중심가의 드레이크 호텔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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