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콘텐츠’는 미디어 기업의 핵심 키워드이다.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못하면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은 미아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신문 콘텐츠의 경쟁력은 결국 시장과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산출할 때 나타난다.
현재 신문 콘텐츠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신문기업이 처한 환경을 뉴미디어 시대로 바꾸고 있다. 지속 가능한 뉴스를 생산하는 뉴스조직(CND, Continuous News Desk)을 통해 최신 뉴스를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가 번성하면서 ‘구문(舊聞)’이 되는 신문을 지키기 위해서다. 인터넷 뉴스는 또 DMB, 휴대인터넷, IPTV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첫 문이기도 하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전략의 출발지인 것이다.
인터넷 뉴스를 생산하는 온라인 뉴스 조직은 원래는 신문 기사를 다시 전송하는 일만 맡았지만, 지금은 속보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종이신문 뉴스 조직의 일부가 온라인을 전담하는 것은 이제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신문 기자들이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면서 인터넷엔 뉴스가 넘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의 차별성과 고급성, 오디오-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형식, 인터넷 특성을 살린 인터액티브 뉴스, 콘텐츠 자산 관리 개념 도입 등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적 과제로 부상한지 오래다.
최근 신문기업은 콘텐츠 전략실 등을 가동하며 콘텐츠 혁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휴대 인터넷, 모바일 TV 등은 신문기업이 전통적으로 강세가 있는 활자 기반의 콘텐츠와는 맞지 않은 상황에서 뉴미디어 사업에 조응하는 콘텐츠 기획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콘텐츠 혁신론은 대체로 첫째, 젊은 독자층을 위한 콘텐츠 둘째, 주5일제 등 삶의 패러다임에 근접한 라이프스타일형 콘텐츠 셋째, 미래 산업과 연관된 비즈니스형 콘텐츠 등이다.
그러나 각 신문기업들이 처한 전통과 문화, 자본력 등 경영조건에 따라 방법적인 차이도 적지 않다.
우선 거대 신문기업은 다양한 계열 매체들을 통합적으로 조정하거나 회의체 성격의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 중복 투자를 막는 등 조직의 최적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중앙일보의 JES 창설 등의 경우처럼 오너십이 적극 행사되고 있다.
오너십이 구체적으로 행사되는 신문기업의 경우 일선 기자들도 일반적으로 시장과 콘텐츠에 대해 적극성을 띤다. 조선일보의 ‘헬쓰 health 조선’, ‘카 car 조선’, ‘JNS’, 중앙일보의‘NIE연구소’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기자들이 스스로 시장의 역동성을 파악하고 콘텐츠의 확보와 재생산, 사업화에 나서기까지는 오너십이 결정적이다. 오늘날 신문기업의 오너는 단순히 회사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불어넣는 창조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뉴스조직 문화 아래에서는 보다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뉴스조직이 보다 시장친화적인 관점을 유지하게 되는 것은 단순히 지면 판형이나 레이아웃의 혁신(최근 일간스포츠의 경우)에 그치지 않는다.
즉, 젊은 독자들을 위해 콘텐츠를 보다 세분화(segment)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형태로 발전한다. 일간스포츠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연정보, 예매 등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영국 더타임즈는 최근 모바일로도 공연정보를 전송하는 등 대중문화 정보에 목마른 독자들을 포섭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도시에 거주하는 20~30대 층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쇼핑, 외식 콘텐츠는 주말판을 앞세우면서 전문화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발행되는 ‘The surburban Chicago Daily Herald’지는 대표적인 경우다. 헤럴드지는 영화-음악-클럽(바bar)-레스토랑(식사)-이벤트 등의 카테고리를 가진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관련 정보를 만들어 젊은 독자들과 교감하고 있는 것.
또 일본 아사히신문은 13~18세 여고생, 60대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미국의유력 신문들은 아예 미취학 아동 대상의 교육 콘텐츠에 주목한다. 심지어“직장 여성들의 성공과 행복한 가정 생활”이란 긴 주제처럼 타깃화한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
각 신문사들의 콘텐츠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와인 마니아 층을 공략하거나 ‘명품’정보, 해외 주식 투자 정보 등 ‘개인화’를 지향한다. 이것은 얼마나 유연한 뉴스조직을 갖고 있는가,에 의해서 그 속도와 품질이 결정된다.
머니투데이의 ‘부동산’ 섹션은 온라인기획실에서 콘텐츠 인큐베이팅을 받고 탄생됐다. 뉴스조직을 새롭게 변화시키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수 있도록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힘을 발휘한 경우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최근 의료-교육(외국어)-웰빙-레저-문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신문기업은 경영체제, 조직역량, 자본여력 등에서 크게 밀려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이들 뉴스조직의 기자들은 사실 업무 강도 등 근무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해 신문기사 생산 외에 다른 것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통합뉴스룸 하의 기사 작성이나 멀티미디어형 콘텐츠 주문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따라서 각사에 맞는 콘텐츠 혁신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시장 내 경쟁력이 없거나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고 있는 부문의 콘텐츠 제작 인력은 과감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히려 다른 매체가 다루지 않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거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역 커뮤니티 또는 특정한 기업과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또 전문성이 있는 기자들에게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면서 자율적으로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할 것이다. 즉, 개별 기자나 소팀이 특정한 콘텐츠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꾸며갈 수 있도록 장려책을 명문화하는 것을 고려해봄직하다.
모든 뉴스 조직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저절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콘텐츠 혁신이란 주제를 놓고 오너와 뉴스 조직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비전’을 만들어내는 것이 절실하다.
뉴스 조직은 결국 콘텐츠 혁신의 실천 부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싱크 탱크가 돼야 하는 것이다.
한경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