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여론조사 '후유증' 컸다
당선자 예측 틀리고 오차범위도 못 맞춰
"무응답층 최소화 관건, 제대로 된 조사기관 선택"
지난달 ‘5·31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언론사들이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게다가 초박빙 구도를 보인 일부 지역의 경우 당선자 예측은 커녕 득표율 예측마저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언론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31일 ‘5·31지방선거’ 출구조사결과를 발표한 KBS·SBS와 MBC는 일부 광역단체장 당선자 예측조사에서 오류를 범하거나 당선자 득표율 오차범위를 잘못 예측, 타 언론사들로부터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했다.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제주도지사 선거의 경우 KBS·SBS, MBC는 투표출구조사에서 최종 당선자인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의 득표예측결과가 엇갈리게 나와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당선자를 예측한 MBC의 경우 당선자 예측이 틀린 KBS·SBS보다 오히려 득표율 오차범위는 더 크게 벌어지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부분 최종개표결과와 다르게 나온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북지역 언론사들은 지난달 ‘5·31 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마감시한 직전인 22∼24일 3일간에 걸쳐 3개 방송사와 2개 신문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북지역 14개 시·군 기초단체장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보도했다.
당시 KBS전주총국과 전북도민일보사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5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고 민주당 1곳, 오차범위 내에서 8곳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고, 전주MBC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7곳, 민주당 후보 1곳, 나머지 6곳은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또 JTV와 전라일보사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10곳, 민주당 후보 1곳, 나머지 3곳을 무소속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이 중 오차범위 내 경합지역은 8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산시와 김제, 정읍, 남원, 완주, 부안, 무주, 장수 등 언론사 보도결과에 따라 5∼8개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결과와 다르게 보도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들 언론사들은 최종 선거개표결과와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보도된 5∼8개 지역 대부분이 보도당시 경합지역이나 오차범위 내 접전지역으로 분류해 논란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최종 당선자에 대한 당선가능성을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축소·보도, 선거 기간 내내 후보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 뒤에는 무응답층이 23∼40%대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일부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내내 언론사들의 잘못된 여론조사로 인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불쾌한 심경을 느꼈다”며 언론사들의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에 불신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전북대 권혁남 교수는 “제대로 된 여론조사를 하려면 최소한 무응답층을 10%대로 끌어내리는 테크닉이 필요하다”며 “지방선거의 경우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이 수요량에 비해 공급능력이 부족, 성실하지 못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잘못된 당락예측을 하는 경우가 많아 언론사들이 경쟁의식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여론조사를 맡기지 않는게 잘못된 결과를 내놓지 않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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