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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정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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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이 개막했다. 한국은 2002년 4강 신화를 기억하듯 온 나라가 흥분해 있다.
사실 온 나라가 월드컵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지난 대회의 성적을 떠나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던 거리 응원의 열기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을 정도로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은 또 한번의 아름다움을 기대할 것이다. 그것은 대표팀과 국민들이 하나 돼 응원하며 느꼈던 카타르시스에 대한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월드컵 열기는 어떠한가. 연출된 응원에 자본의 광고가 뒤덮고 있다. 여기에는 방송의 책임이 크다.
한·미 FTA에 대한 보도를 뒷전에 놓고 어느 한 곳에서 시름하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월드컵에만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방송사 보도 인력의 대다수가 독일로 파견가 있거나 월드컵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지원 편성돼 있다.
지상파 방송이 월드컵에 ‘올인’하는 이유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지나친 것을 알지만 위기에 처한 경영 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광고로 한 몫 챙기기 위한 것쯤이라는 이유를 방송 스스로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신문에서도 월드컵에 ‘취해버린’ 방송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비판 의도가 있겠지만 다른 나라 방송 사례를 소개하는 비판 기사는 의미가 있다.
개최국 독일에서마저도 방송사 간 조율을 거쳐 중계를 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라리 월드컵에 대한 방송 콘텐츠가 다양하다면 이해할 만도 하겠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내용이라는 점에서 방송은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들이 새벽잠을 설치고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며 죽어도 좋을 만큼(?) ‘월드컵에 미쳐 있는’ 방송이 걱정될 뿐이다.
한국이 우리가 꿈꾸는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경우 방송사의 적자부터 떠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월드컵은 스포츠 축제이지 방송사의 돈벌이 잔치가 아님을 각인해볼 때다.
13일은 2002년 월드컵 당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던 효순이와 미선이의 4주기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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