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장 선임을 앞둔 KBS가 현 정연주 사장 평가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정작 이달 말 임기만료를 앞둔 정 사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KBS 노조와 PD협회 등 내부 구성원들은 정 사장 평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내놓아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또 언론노조와 ‘라이트코리아’ 등 20여개 보수시민단체 등은 각기 KBS 차기 사장 선출을 앞두고 사장추천위원회의 제도화와 공영방송인 KBS의 편파성을 지적하며 ‘KBS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등 KBS 안팎이 시끄러운 분위기다.
지난 3월 KBS 노조가 실시한 정 사장에 대한 평가 설문조사 결과에 의문점을 제시했던 PD협회(회장 이도경)는 PD들의 정확한 의견을 제시하겠다며 지난 13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 KBS내 9백45명의 PD 중 4백50명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한 ‘PD들이 바라본 지난 3년간 KBS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이 조사 내용 중에는 노조가 현재 투쟁 중인 ‘정연주 사장 연임 저지 투쟁’에 관한 PD구성원들의 의견을 묻는 질문도 있어 노조와의 뜨거운 논쟁이 빚어졌다.
PD협회는 회원들의 65.1%와 59.8%가 지난 3년간 KBS 조직 및 제작체계에서 일련의 정책과 이로 인한 변화와 역대 사장과 비교한 정연주 사장의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고 노조가 투쟁 중인 ‘정연주 사장 연임저지 투쟁’에 관해서는 62%의 협회원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PD협회의 조사결과가 알려지자 노조는 12일 ‘부적절한 PD협회의 설문조사’란 제목의 반박 성명서를 통해 PD협회 집행부의 신중한 행동을 요구하는 등 비판에 나섰고 PD협회도 즉각 반박 성명서를 내 “노조는 건전하고 민주적인 PD집단의 의견 수렴을 매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PD협회 이도경 회장은 “노조가 투쟁 중인 사장추천위 제도화와 정 사장 연임저지 투쟁이 연계되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사장추천위를 제도화하는데 구성원들의 의견이 집약될 수 있도록 노조를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KBS 사장 선임절차에 있어 사장추천위원회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노조는 20일 ‘불투명한 정실인사는 정권과 방송이 함께 망하는 길이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방송사는 그동안 사장 임기가 다하는 시기가 되면 늘 대통령의 내정설이 나돌고 그것이 대부분 현실화되면서 낙하산 인사, 밀실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만약 노 정권이 2003년의 오류를 재현한다면 다시 한 번 방송노동자의 죽음을 가공한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라이트코리아 등 20여개 보수시민단체들은 19일 KBS 사옥 정문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공영방송 취지에 어긋나는 KBS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한다”며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을 펼칠 것을 선언하기도 하는 등 KBS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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