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정일용 회장 |
|
|
대통령과 언론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난 뒤 말들이 많습니다. 회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왜 참석했느냐는 격앙된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우선 참석 경위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리 협회는 지난 5월 29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거기에 대해 답을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제41차 대의원대회(6.7~8)에서는 12일까지로 시한을 박아 재차 요구했습니다. 12일 정부측으로부터 13일 만나자는 답이 왔습니다. 이 모임에는 정부측 세 명, 언론단체 네 명(기협, PD연합회, 언론노조, 인터넷 신문협회)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모임에서 우리측 요구사항(기협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답을 요구했고 정부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부측이 우리 얘기에 귀를 열고 듣는구나라고 판단했고 이 정도면 앞으로 협의를 통해 좋은 안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토론회 얘기도 나왔습니다. 토론회는 언론재단측에서 당초 11일로 제의가 왔으나 우리는 아무런 상황변화도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또한 양정철비서관이 11일 사무실로 찾아와 토론회 참여의견을 물었으나, 거절했습니다. 이후 언론재단측에서 다시 14일로 토론회제의가 왔으나 이것도 역시 거부했습니다. 정부 안을 추진하는 것을 중단하고 언론계와 협의해서 방안을 확정짓는 것이 집행부가 생각한 상황변화였습니다.
그러나 13일 정부측과 회동에서 ‘이 정도라면 토론회(17일)에 응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회동을 끝내면서 ‘오늘(13일) 중으로 토론회 참석 여부에 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이 토론회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며 그런 뜻에서 토론회라는 명칭보다 대화가 더 낫겠다고 제의했습니다. ‘재미없는 토론회’가 될지라도 우리가 관철시키고자 하는 것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확인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우선 정보접근권 쟁취 특별위원회(정쟁특위) 위원들에게 대화 내용을 전자편지로 알리고 의견 제시를 부탁했습니다. 정쟁특위원 대다수가 찬성 쪽이었습니다. 이어 서울 지역 지회장을 상대로 같은 방식으로 의견 수렴을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네 시간 여에 걸쳐 의견을 수렴했는데 여기서도 찬성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마감 시간이 임박해 있었고 연락이 두절된 경우도 꽤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되겠다 싶어 참석 통지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6·15 평양 행사 관계로 14일부터 17일 오후 2시까지 자리를 비웠습니다. 17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우리 집행부를 만나 토론회 연기를 결정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토론회 참석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로서는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참석을 결정한 것이나 토론회 연기를 결정한 것이나 다 나름대로 절차상에는 별다른 하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방점을 찍었던 것은 언젠가는 맞을 매라면 더 이상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리저리 피해 다니기만 하느냐는 우리 바깥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사실상 토론회는 13일 있었고 언론인과의 대화는 그 당시 논의됐던 내용을 공식 확인하는 자리라는 생각도 참석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습니다.
일부 회원들께서 토론회 자리에서 정부 안을 승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하고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특히 송고실 브리핑룸 축소 통폐합에 왜 반대를 분명히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하십니다. 잠깐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간 우리가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집행부는 이번 논란에서 반드시 얻어내야 할 것으로 정보공개 확대, 정보접근권 신장 즉 취재 편의 확대를 꼽았습니다. 기사를 쓰기에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고 봤습니다. 송고실이나 브리핑룸, 아직도 일부에 남아 있는 기자실도 사실 정보 취득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닙니까. 정보가 원활히 유통되고 취재가 잘 될 수만 있다면 기자실, 브리핑룸에는 오라고 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리에 발언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과 대화 다음날인 지난 18일 정부측과 언론 4단체가 모여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협의 내용은 협회의 주요 관계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보완해야 할 것, 추가로 요구해야 할 것 등에 대해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좋은 의견 있으면 보내주십시오.
앞으로 정부측과 협의에서 정보 공개 확대, 정보 접근권 신장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회원 여러분,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것 저도 알고 있습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 주십시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