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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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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대선이 끝나고 인터넷의 승리라는 표현이 있었다. 어떻게 조직 선거, 정당 정치가 있는 국가에서 인터넷에 의한 온라인상의 선거운동이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외국의 전문가들은 의아해 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매스미디어인 신문, 방송과의 대결에서 인터넷이 이겼다고 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 12월의 대선은 신문의 승리라고 한다. 어떻게 세계적인 인터넷 보급국가에서, 취약한 정당 정치의 국가에서 온라인상의 선거운동이 주도했다는 이야기는 없을까에 대해 외국인들은 궁금해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신문은 취약한 재정적 상황과는 달리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과연 미디어의 승리이었을까?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안다. 새로움이 필요했다는 것을. 결코 특정 미디어가 승리한 것이 아니다. 2001년 대선때나 2007년 대선때도 국민은 변화를 원했던 것이다. 단지 미디어는 사용되었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희망하는 의제를 제시했던 것에 불과하다. 급변하는 환경속에 국민들의 선택의 속도와 정도는 더욱 빠르고 과감할 것이다.
그동안의 각종 이데올로기의 대립의 전선에서도 살아보았고, 군사독재도 겪어 보았다. 그것도 부족하여 경제재앙도 겪었고, 민주화도 겪어 보았고, 각종 권위의 치부도 다 보았다. 이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학습효과를 제공하였다. 이제는 어느 당을 선택해도 당장 남북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어려운 국제 경기하에 급격히 국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그러나 과감하게 과거를 평가하고 바꾸었고 또 바꿀 것이다. 주역은 특정 미디어가 아니라 국민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각종 미디어들의 자각이 필요할 것 같다. 킹메이커는 없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러한 자각이 없는 듯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비판하면서 여당지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변한 정치적 상황에 잘 적응하여 용비어천가를 부른다고도 하고 일부 언론은 정치상황의 피해가 광고로 올 것으로 예상되고 그 징후가 보인다고도 한다. 우리 미디어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사실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흥망하는 미디어환경이라면 정말 후진국가 이야기가 되고 만다.
새로워져야 한다. 우리들의 미디어부문의 풍토와 행태는 변하여야 한다. 정치권력과 지나치게 밀착되어서도 안되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여야 한다. 미디어는 어느 경우에서든 국민과 소비자편에 서서 정보를 다루고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미덕이다. 그런가 하면, 미디어 스스로도 변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인정하여야 한다.
정치권력에 편승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만들기에 몰입은 바람직 하지 않다. 아울러 정치권도 지나치게 미디어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이해관계를 미디어산업환경에 그대로 투영해서도 안 된다. 당장 인수위에서 언론에 주어진 데스크가 큰 차이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터넷언론에게 주어진 자리가 모두 6개로, 특정언론사에 주어진 것과 같다는 보도였다.
이 같은 현상이 특정 언론사와 인터넷언론에 대한 정치적 해석에 바탕을 둔 정치적 결정이 아니길 바란다.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전반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가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데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회주의 언론관에 입각하여 선전, 선동하고 권하기만 할 것도 아니고, 자유주의 언론관에 입각하여 비판만 할 것도 아니다. 이미 성숙해버린 국민의 동반자로서 스스로도 새롭게 변하면서 바람직한 미디어 상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출발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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