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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래 KBS 시사보도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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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에 구본홍을 사장으로 앉혔다. MBC PD수첩에 대해 검찰 수사를 강행했다. KBS에 경찰이 떼로 난입했다. 정연주 KBS 사장은 해임되고 곧바로 체포됐다. 아무런 주저함이 없다. 염치도 없고 눈치도 안 본다. 지지율 하락과 국민들의 저항의 배후에 방송이 있다고 보고 있다. KBS는 국정 철학을 구현해야 한다는 노골적인 망언을 떳떳하게 말하는 확신범들이다.
방송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가 언론을, 저널리즘을, 기자를 보는 인식의 문제다. 결국 취재와 보도, 그리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문제다. 취재하는 기자들이 경찰에 폭행을 당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다. 청와대 대변인은 돌발영상을 인터넷에서 삭제시켰다. 경찰 총장 동생과 관련된 동영상도 삭제됐다. 네티즌들의 집과 직장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떼어가는 ‘용감한’ 수사도 저어하지 않는다. ‘사이버 모욕죄’라는 기상천외한 옥상옥을 지으려 한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일부를 제외하고 기자들이 이런 일들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 신문사(혹은 방송사)의 일이 아니니까, 우리하고 다른 성향의 언론사가 당하는 일이니까(적들의 불행은 나의 행복?), 내 출입처가 아니니까, ‘기자들’과 관련된 일이 아니니까. 핑계는 수 십 가지다. 하지만 ‘남’을 향하던 칼날이 자신에게 겨눠지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는 싸움은 수 십 년이 걸렸을지 모르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불과 몇 개월일 수 있다. ‘워치 독’을 애완견으로 길들이는 데는 큰 힘이 들지 않는다. 적당한 체벌과 적당한 먹이만 있으면 끝이다.
이념적인 성향이 진보냐 보수냐는 중요하지 않다. 언론의 위기, 저널리즘의 위기인 것이다. 정말 이렇게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매일매일 취재와 기사에 매인 기자들 개개인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는 힘들 수 있다. 기자협회가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기자들의 관심을 견인해 주길 바란다. 이 무력감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를 기자협회가 고민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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