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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춘병 헤럴드경제 국제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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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지금 뭘하고 있나”
며칠전 동료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다. 이 날의 화제도 어김없이 촛불과 YTN, KBS 사태였다. 미디어의 소통방식이니,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니 하는 말들이 오갔다. 술잔이 한 순배나 돌았을까. “상황이 이 지경인데 우린 여기앉아 이렇게 푸념만 하고 있다”는 자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불똥은 이내 옮겨 붙었다.
부지불식, 누군가의 입은 내게 “협회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고 묻고 있었다. 지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겠다. 난감했다.
자유언론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국내 유일의 범(汎)기자단체, 7천여 회원들의 복지와 교육 개선에 힘쓰는 권익단체, 각종 언론관련 이슈에 대응하고 사회 전역에 기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 창립 목적과 활동 일지들이 머릿 속을 잠시 맴돌다 가소롭게 빠져나갔다. 술 김에도 질문과 질타 정도는 구분이 됐으니 차라리 다행일 지 모른다. 당시 기억으로는 “의견을 수렴해서··· 성명을 내고··· 함께 마음으로 지지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던 것 같다.
한국기자협회가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네번 넘어 바뀌는 동안 굴곡과 얼룩이 왜 없었겠냐마는 최근의 언론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하다. 참여정부하의 이른 바 취재선진화 논쟁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설상가상, MB정부는 언론 장악 기도를 의심케 하는 행위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많은 국민들은 제도권 미디어를 촛불 앞에 소환시켜 언론의 소통 방식과 태도 전반을 혁신하라 요구하고 있다. 외환에 내우까지 겹친 셈이다.
말없는 묵묵함이 미덕일 때가 있듯이 때론 왁자함이 절실할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가 아닌가 싶다. 일선 기자들의 목이 이렇게까지 타들어가고 있으니.
때마침 협회가 최근의 시국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기구 창설을 추진한다고 한다. 부디 이 기구가 언로의 사통팔달이 되어 소통과 화합의 협회 존재이유를 밝혀주길 바란다. 대표성의 죄목으로 이 모든 짐을 떠안고 있는 집행부에게도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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