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자·시민과 함께 상식의 승리 확신한다"

[특별기고]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 노종면 노조위원장  
 
6월 초, YTN 사옥 앞에서 노조가 주관한 첫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날 집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말했습니다. “왜 이렇게 어설퍼요? 불안해 혼났어요.”

YTN의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싸움은 그렇게 어설프게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습니다. 상식을 지키려는 싸움에는 노련함이나 기교가 필요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 7월17일 ‘날치기’ 주주총회 이후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이라는 힘겨운 싸움이 전개되면서 YTN 노조는 커져가는 두려움에 직면했습니다. 노련함이나 기교의 필요성을 뒤늦게 깨달아서가 아니라 ‘왜 상식이 통하지 않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사장이 되기 전부터 회사 돈으로 비밀 집무실에다 호텔까지 빌려 쓰는 사람이 YTN 사장직을 맡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구본홍씨가 사장 취임 전부터 지금까지 석 달 반 동안 쓴 돈이 수천만원에 달합니다. 회사가 인정한 돈만 해도 3천8백만원, 노조는 6천만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호텔에서 지출한 돈입니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리 당당한지 계속 사장 노릇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치권에서 한쪽 편을 든 사람에게 공정함을 기대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청와대 인사를 만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언론사 사장직을 맡기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사실조차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방송사 사장직을 맡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무능과 위선을 덮기 위해 집단 해고의 칼을 휘두르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회사도 맡겨선 안 된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YTN 노조가 두려웠던 것은 노조가 상식의 편에 서있음에도 행여 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상식의 편에 서있다는 이유로 고립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우리가 믿었던 상식이 실상은 상식이 아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그러나 YTN 노조는 이제 두렵지 않습니다. 상식의 편에 함께 서있는 수많은 기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많은 언론 종사자들,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일 YTN 조합원들에 대한 집단 해고와 대량 징계 결과가 발표된 이후 YTN 노조의 싸움을 지지하고 구본홍씨의 징계 만행을 규탄하는 성명과 움직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싸움의 승패는 싸움의 명분이 과연 상식에 부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명분은 과연 상식이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상식의 승리를 선포하는 일만 남아 있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기자 동지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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