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파괴' 통한 변화·혁신 지속하겠습니다

한국기자협회장 2009 신년사



   
 
  ▲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  
 
기축년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 직장과 가내에 평안과 기쁨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소띠해인 올 한 해가 어느 해보다도 뜻깊은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해는 참 어려웠습니다. 모두들 소통단절의 골짜기에 갇혀버린 듯한 답답함을 이겨내기가 가장 힘들었다고들 합니다. 소통을 업으로 하는 기자들이 느끼는 답답함이야 더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되돌아보니 기자실 원상회복 이후 터져 나온 언론현안들은 미디어지형을 뒤바꿀 메가톤급 어젠다들이었습니다. 여진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그런 점에서 연초 정계와 언론계를 강타한 7대 미디어 관련법 공방은 기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고질적이고 극명한 소통단절의 현장을 다시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소통을 거부한 채 서로를 미워하고 배척해서야 되겠습니까. 올해는 양극단을 통합하는 중용의 미학이 되살아나길 기대합니다.


올 한해 언론계에는 엄청난 변화가 예상됩니다. 디지털기술이 추동하는 변화무쌍한 미디어시장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에 빠져 있습니다. 더구나 실물경제 위기와 맞물려 언론사들은 전례 없는 재정난에 봉착해 있습니다. 나아가 신문사 간, 방송사 간 경쟁을 넘어 거대자본 등이 새로운 언론권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오든 저널리즘 가치가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와 이를 담보하는 편집권 독립은 저널리즘의 본령이며 나아가 민주주의 생명선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익을 기반으로 한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중립성은 올 한해 기협이 지켜나가야 할 최우선 가치입니다.


기자회원 여러분!


지난 1964년 창립한 기자협회도 올해 45돌을 맞습니다. 1백42개 언론사 7천5백명의 회원이 가입한 한국기자협회는 명실 공히 한국 최대 언론 현업단체로 성장했습니다. 그만큼 한국사회내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그런 만큼 회원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때입니다. 기협도 이제 품격있는 지식인단체로서 위상을 되찾아 가야 합니다.


그래서 올해 기자 재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주요 대학과 언론단체 등과 연계한 석.박사 학위과정을 개설해 전문언론인 교육프로그램들을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회비는 전액 회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원칙 아래 올해부터 한국기자협회 제1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시행합니다. 해외연수 인원도 연차적으로 늘려가겠습니다. 경제위기로 매우 어렵지만 지난해 발족한 가칭 언론인공제회도 본격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기협 회원들의 권익이라면 단 1%라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취임 초 말씀드린 대로 기협은 회원 여러분들이 주인입니다. 기협은 회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합니다. 지난 1년간 집행부에 보내주신 애정어린 질책들을 하나하나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혹 회원 위에 군림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며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고자 합니다. 다소 아픔이 뒤따르겠지만 기협의 낡은 관행을 깨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올해도 소통과 통합을 당면목표로 삼겠습니다. 기협은 회원들의 소통을 위한 공론의 장입니다. 모두들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 올 한해 기자회원들이 더는 이념의 잣대 또는 자사의 이해관계로 서로 등을 돌린 채 대립하고 갈등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는 현장을 뛰는 기자일 뿐입니다.


흔히들 다윈의 적자생존론을 이야기합니다만 그는 결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변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격동의 2009년 우리 모두 되새겨 보아야 할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소통과 통합 위에서 변화와 혁신을 하는 한해를 만들어갑시다.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국기자협회 김경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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