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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MBC 박상규 앵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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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9시 정치인 조찬 간담회, 오전 9시 출입처 취재, 오전 11시 출근, 낮 12시 점심식사, 오후 1~6시 정치 리포트 정리 및 리포트 녹음, 오후 6시 저녁식사, 오후 7시 분장, 오후 7~8시 앵커코멘트 수정, 오후 9시 스탠바이, 오후 9시25분~10시 생방송 로컬뉴스…’
부산문화방송(부산MBC) 새 앵커에 기용된 박상규 기자(37)의 하루 일정이다. 그는 지난 1일 부산문화방송 가을프로그램 개편 과정에 간판뉴스인 뉴스데스크 기자앵커로 발탁됐다. 박 앵커는 출입처를 맡고 있는 기자이면서 앵커다.
이번 발탁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부산문화방송에서는 6년 만의 기자앵커 부활이기 때문이다. ‘현장’을 반영한 에이스(Ace) 기자의 코멘트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동시에, 로컬뉴스의 ‘화려한’ 부활을 꾀하고 있다.
박 앵커는 15일까지 모두 11차례 생방송(주중 뉴스데스크)을 진행했다.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 “신입사원 최종면접 때 제 심장이 뛰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리더라고요. 그 소리를 10년 만에 다시 듣고 있네요. 허허.”
그는 2000년 1월 부산문화방송에 입사했다. 10년 기자생활 동안 8년을 사회부에 있었다. 오래된 사회부 경력만큼이나 다양한 수상이 그의 이력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기자상’만 8차례 수상했으며 방송위원회가 선정하는 ‘이달의좋은프로그램상’도 탔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는 가장 단연 ‘석면(아스베스토스)’ 탐사보도 건이다. 2007년부터 2년여 동안 부산 연산동의 석면공장을 추적보도 한 결과, 환경부의 지원 아래 부산대병원 ‘석면중피종연구센터’ 설립과 석면피해구제법(2011년 시행) 제정 등 후속 대책을 이끌어 냈다. “2006년부터 취재해 방송까지 1년이 걸렸어요. 환자를 추적하는 작업과 전문가를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특별법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가 있어서 가장 보람된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다. 2001년 7월 ‘대우조선 헬기 가덕도 추락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낡은 배를 타고 강풍을 헤치고 카메라 기자와 취재를 나섰다. 박 앵커는 “방송은 화면이 없으면 보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현장에 가야 한다”며 “당시 기상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박 앵커의 부인은 ‘경찰’이다. 2008년 5월 이달의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수상작이었던 ‘어청수 경찰청장 동생 성매매 호텔 운영 의혹’ 건을 취재할 당시 박 기자와 그의 아내에게 여러 루트로 ‘청탁’이 들어왔다. “아내가 외골수 남편을 둔 덕에 고생이 많아요. 그래도 요즘엔 제 모니터도 해주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지금도 정치 및 기획 담당 현장 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직접 현장에 나가 리포트를 제작한다. 12일 ‘거가대교 마무리 공사 한창’이 그런 예다. 앵커가 등장한 화면이 “어리둥절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아직은 시간이 여의치 않아 발음이나 앵커 코멘트를 세심하게 다듬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한발 한발 전진하겠다는 다짐이다. “부산시민의 알권리와 로컬 뉴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사명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앵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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