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동영상' 눈뜨다

스케치 영상서 기획물·생중계로 진화…인력·투자난에 영상 품질 한계


   
 
 
지역 일간신문의 인터넷 사이트에 동영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스케치 영상 수준의 걸음마 단계이지만 일부 신문의 경우 기획뉴스를 생산하거나 생중계를 하기도 한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부산일보는 홈페이지에 ‘TV-U’ 이름의 배너를 달아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TV-U’에는 VJ와 인턴기자들이 단독 취재한 영상이나 편집국 기자들과 동행 취재하면서 찍은 영상이 기사와 결합해 나간다.

부산일보 제작인력만 12명
부산일보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연초 편집국 멀티뉴스팀을 멀티미디어부로 확대하고 산하에 방송영상팀을 뒀다. 이병철 팀장을 포함해 기자 2명, VJ 2명, 인턴기자 8명이 일하고 있다. 방송영상팀은 동영상 콘텐츠를 하루 평균 3~5건 정도 제작하고 매주 시사토크쇼 레츠토크부산(Let’s Talk Busan)을 제작해 부산영어방송에 납품한다. 

강병균 부산일보 멀티미어부장은 “종합기사에 동영상이 붙으면 조회 수가 수백 건에서 수천 건씩 늘어나고 기획 동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취재기자가 내레이션을 하거나 영상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온라인 환경에 맞는 콘텐츠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2008년 4월부터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영상 전문기자가 취재한 지역 소식을 하루에 1~2건씩 내보내고, 시민기자들이 보내온 동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 경북도청 신청사 이전 예정지 발표나 동남권 신공항 토론회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인터넷 생중계 경험도 있다.

특히 동영상 시민기자단을 3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포함한 현장 소식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매일신문은 추가로 영남대생 10여 명을 동영상 시민기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미화 매일신문 뉴미디어국장은 “동영상 시민기자단을 확대하고 영상 전문기자도 충원해 기획과 현장성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일보도 다음달부터 동영상 시민기자를 활용할 방침이다. 영상을 전담했던 기자가 최근 편집국으로 복귀하면서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공백이 생긴 전북일보는 방송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북대생 2명을 시민기자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지역신문발전원회에 시민기자활용 지원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도 동영상 뉴스에 적극적이다. 두 신문은 전담기자를 두고 강원도 주요 행사를 중심으로 영상 취재를 한다. 특히 강원FC 경기를 취재해 골 영상 하이라이트와 감독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다.

강원일보는 2009년 3월 미디어국을 출범시키면서 온라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영상 제작은 물론이고 스튜디오로 기관장과 대학 총장을 불러 인터뷰하고, 경춘선 개통과 관련한 10분짜리 기획영상물도 제작했다. 강원도민일보는 하루에 1건 정도의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노하우가 축적되면 인력과 장비를 보강해 동영상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 대응 일환
지역신문들의 동영상 강화는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구독률 감소와 광고 하락으로 종이신문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뉴스 소비 또한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는 최근 미디어영상기획실을 신설했다. 뉴스 유통 다각화를 위한 동영상, 모바일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동영상 기반 구축을 위한 웹사이트 개편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김태종 미디어영상기획실장은 “악화일로인 지역 언론이 생존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면서 “도민일보의 콘텐츠를 동영상, 모바일 등에 활용하고 그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일보는 특별팀이 인터넷, 모바일 강화를 골자로 한 뉴미디어 대응방안을 경영진에 보고했다. 경영진은 이 방안을 수용했고 인력 수급 계획을 세운 뒤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인일보 한 기자는 “연합뉴스 속보 이외에 전날 지면에 실린 기사가 하루 종일 걸려 있는 온라인을 탈피하고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경인일보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력난에 동영상 서비스 주춤
일부 신문의 경우 회사 투자가 줄어들면서 동영상 서비스가 주춤하다. 전담기자가 여러 업무를 동시에 보는 대전일보와 편집국으로 복귀한 전남일보는 다양한 볼거리 영상이 사라지고 회사 행사 위주로 콘텐츠를 채우고 있다.

지역신문 한 관계자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고는 살아나기 힘들다”면서 “동영상과 모바일 등 뉴미디어에 대한 경영진의 마인드 개선과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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