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난개발 문제 언론 관심 부족

[지역기사 포커스] 부산일보, 11일 만에 상반된 보도…시민단체서 비판

부산 해운대의 난개발이 심각하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지역 언론사들의 관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달 부산일보가 10여 일 사이에 이와 관련한 상반된 보도를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해운대 난개발 문제는 지난 3월24일 부산시가 ‘1백8층 해운대관광리조트’의 건축심의를 통과시키면서 재점화됐다.

해운대관광리조트는 축구장 9개 크기의 부지 6만5천9백34㎡에 연면적 65만6천2백24㎡ 규모로 조성되며, 랜드마크 타워동과 87층 규모의 주거 타워동 2개, 각 타워동을 잇는 포디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3개동 초고층 타워에 호텔과 콘도미디엄, 주거시설이 입주하고 지상 8층 규모의 포디엄에 초대형 워터파크와 디지털 테마파크, 복합영화관, 아트플라자 등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이에 지난달 20일 부산일보 이명관 수석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해운대는 여유로운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미 과밀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중략)…무려 3조4천억원의 돈이 들어가는 해운대 관광리조트 사업이 건축심의를 통과했다”면서 “부산시는 해운대를 4계절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사업이라고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경관훼손은 물론 교통 혼잡을 가져와 해운대를 죽일 것이라 우려 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는 같은 날 해운대 난개발 문제를 지적한 동아대 정희준 교수(생활체육학과)의 기고 ‘부산은 아프다’도 게재했다. 정 교수는 “해운대 마린시티는 이제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의 형상”이라며 “도시계획이나 주변과의 조화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막개발’”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하지만 부산일보는 11일 뒤인 31일 ‘부산 해운대 중동이 뜬다’라는 기획기사를 16·17면 2페이지 전면에 걸쳐 게재했다. 여기에 ‘‘좌동천하’ 10년 만에 마감, 중동 신주거지로 개발’ ‘“중동 일대 개발 세계일류도시 만들겠다”’ 등 모두 6꼭지의 기사가 실렸다. 1꼭지를 제외하고 해운대 중동 개발에 긍정적인 내용이다.

이 때문에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부산연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부산일보가 해운대 난개발 문제에 있어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부산연대 손동호 처장은 “광고도 아니고 기획기사인데 양적으로 너무 편중됐다. 수요일쯤 항의방문하려 한다”며 “부산일보뿐만 아니라 국제신문, KNN 등 부산지역 메이저 언론사들은 해운대 개발과 관련한 심층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블로거 ‘거다란’도 31일 ‘부산일보가 해운대 108층을 비판한 속셈은?’이라는 글에서 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부산일보 한 관계자는 “양적 편중은 인정하지만 나름 균형을 가지려 노력했다”며 “그동안 해운대 개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는데 이번 기사로만 판단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노조 공보위와 편집국 간부들이 회의를 갖고 이 사안을 점검했고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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