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중국 언론들의 비판보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중국 언론들은 한국기업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대표적인 예가 매일유업과 금호타이어다. 국내 언론들은 중국 정부 차원에서 ‘한국기업 때리기’에 나서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4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매일유업의 포르말린 사료 우유가 안전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국내 4대 유제품 업체의 우유를 모두 조사했고 최저 0.002ppm에서 최고 0.26ppm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TO)가 2002년 우유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함량(0.013~0.057ppm)과 거의 차이가 없어 안전하다는 설명이었다.
4월 말 농림수산식품부의 일방적 발표를 인용 보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 국내 언론들도 보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한국 우유에서 포르말린이 검출됐다’는 식의 다른 보도가 나왔다. 매일유업은 자체 조사 결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게재된 매일유업 관련 기사가 5월 중순에만 1백70여 개 매체에서 4백건가량 쏟아졌다고 밝혔다.
상당수가 부정적인 기사였다. 중국 언론 ‘식품상무망’ 등은 매일유업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금전명작’ 계열의 분유에서 ‘아질산염’이 나오고 한국에서도 원유에서 포르말린이 검출되는 등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유업 한 관계자는 “중국 언론은 국내에서 이상이 없다는 발표가 나온 뒤 한국 상황을 전하며 ‘원유에서 포르말린이 검출됐다’는 오보를 냈다”며 “‘한국 식품 전반에 안전성이 의심된다’는 기사로까지 이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도 지난달 11일 쓴 ‘기자의 눈’에서 “한국 유가공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포르말린’ 우유는 한국에서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중국에서는 현재진행형”이라며 “편파적이다 못해 노골적이며 자국 우유업계를 도와주겠다는 저의까지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타이어도 품질 문제를 제기한 중국 언론의 보도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 3월 중순 중국중앙방송(CCTV)은 ‘소비주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제조과정에서 재생 타이어 비율을 20%로 제한해야 하는 중국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금호타이어는 당시 문제가 되는 제품을 모두 무상으로 교환하는 등 리콜 방침을 발표했지만 파장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4월 보도에서 “중국 언론들은 CCTV 보도 후 ‘마녀사냥’에 나서듯 금호타이어 제품의 중대 결함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자극하고 완성차 업체들에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하면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냈다”고 전했다.
2개월간 언론보도와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셌던 금호타이어 논란은 5월 중순 들어 마무리됐지만 최근 중국 국가질량감독총국이 ‘한국타이어’에 대해서도 안정선 우려를 제기하면서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11일자 보도에서 “중국정부와 언론이 한국 타이어 기업을 때리는 것은 중국 타이어시장을 석권하는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되는 타이어 판매시장 점유율에서 금호가 1위를, 소비자용 타이어 판매시장에서 한국이 1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 곽영길 사장은 “외세가 지배한 역사가 있었던 중국은 전통적으로 외국에 대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시장이 큰 만큼 기업들이 중국정부와 언론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국내 언론과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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