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최초의 여성 노조위원장
[시선집중 이 사람] 시경캡 출신 강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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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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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디어 정책이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서 흘러가는 건 막아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열린 언론노조의 ‘미디어렙’ 관련 결의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눈에 띄었다. 마른 체구의 여성노조위원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단숨에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국제신문 제15대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필희 기자는 국제신문 최초의 여성 노조위원장으로 지난해 말 취임했다. 언론사 여성 노조위원장은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드물다. 경인일보와 중앙일보에 이어 세 번째. 그가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강 위원장이 무대에 등장하면 ‘신선한’ 눈길로 바라보는 이가 적지 않다.
강 기자가 노조위원장에 나선 데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바로 앞 노조위원장이 31기였어요. 32~33기까지 후임자를 찾아봤지만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한테까지 기회가 온 것이지요.” 그는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부산 말투로 “‘왜 선배들이 안하노.’ ‘남자들이 비겁하노.’ 생각했으나 노조 활동이나 회사 일에 비관적인 제가 나서지 않는 것도 비겁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노조위원장을 맡았지만 그의 행보는 가볍지 않았다. 전임 위원장이 초안을 만들기는 했으나 그의 임기 들어 부산시의회에서 지역언론사 지원 조례안이 통과됐다. 지난 5월의 일이다. 다른 지역 방송·신문사 노조 관계자들 시민단체들의 도움으로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미디어렙’ 문제도 지역 언론사들이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어려운 일은 독자나 시청자가 미디어렙이 무엇인지, 종편이 무엇인지, 또 이 문제들이 국민 생활에 미칠 파장이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는 데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납득시키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자들의 권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강 위원장은 “여성 노조위원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조합원들이 특별히 요구하는 게 있지는 않다”면서도 “정부는 육아·출산 휴가를 보장하고 있지만 개인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여의치 않는 게 현실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가 입사했던 1995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여기자들의 부서 진출이 훨씬 다양해졌죠. 예전엔 편집부, 문화부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차별이 거의 없어요.” 국제신문 최초의 여성 시경캡 출신이기도 한 강 위원장은 여성의 활동 범위가 예전보다 늘어난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여기자가 소수일 때 ‘우리가 잘해야 남자기자들한테 차별받지 않고 후배 여기자들에게도 기회가 부여된다’는 사명감이 컸다”며 “지금은 여기자들이 다소 느슨해진 감이 있다. 사명감을 복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시대, 언론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언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잘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동적인 자세에 그치지 말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적극적으로 말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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