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빠진 국민 조민제 사장

검찰 수사에 와병설까지…노사 갈등 해결도 문제



   
 
  ▲ 조민제 사장  
 
국민일보 사태 들여다보니


조민제 사장이 지난 6월 초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한 후로 두 달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조 사장의 와병설이 나도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구체적인 병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의 한 간부는 “사람의 건강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와병 중인 것도 사실이지만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내 구성원 대다수는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정확한 위치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인사 발령 등 주요 의사결정은 고위간부들을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그간 검찰로부터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주)경윤하이드로 에너지에서 발생한 경영진에 의한 거액의 횡령과 배임 행위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받아 왔다.

지난해 11월에도 김○○ 목사 등으로부터 업무상 배임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을 당했다. △조 사장이 교회지원금으로 주식투자를 했는지 △액티투오 BW를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재단 산하에 더블엠인베스트먼트(일종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주식투자를 했는지 등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조 사장과 관련있는 기업과 국민일보 간의 교류 및 거래 의혹과 이 교류가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수차례 온라인 노보 등을 내고 조 사장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5월26일에는 조민제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서(각종 의혹에 대한 자료를 입수, 정리한 1백36쪽짜리 문건)를 국민문화재단 이사들에게 전달했다.

이 문건을 검토한 국민문화재단은 지난달 1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해임사유는 아니다”면서도 △조민제 사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된 기업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국민일보 CEO로서 국민일보 경영에 전념하여야 할 것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통해 국민일보 및 재단과 거래를 해서는 안되며 현재 유지되고 있는 거래관계는 조속히 정리할 것 등 권고사항을 내놨다.

노조는 재단 권고사항을 환영하면서도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를 받아야만 사장으로 자격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사장이 재단 권고사항을 이행한다고 해도 검찰 수사라는 난관을 넘어야 노조와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와병 등으로 검찰 수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조희준·김성혜 씨와의 싸움에서 적극적이었던 노조가 같은 쪽에 있었던 조 사장과 선을 그은 이유에 대해 궁금증도 일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중순까지 노사는 조희준·김성혜씨의 소위 경영권 침탈 의혹에 대해 공동 비대위를 만들어 함께 싸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 사장에게 ‘내우’는 없었다. 사측 간부들과 노조가 국민일보 경영권 수호를 위해 한몸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노사가 갈라선 것은 지난 3월23일께. 발단은 조 사장의 모친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에 대한 고발 건이었다. 노조는 같은 달 21일 ‘조민제 사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에서 “김성혜 씨(한세대 총장)의 온갖 불법·비리 의혹을 특보로 공개하고도 정작 고발단계에서 주저하고 있다”며 비대위의 김 총장 고발을 촉구했다. ‘주적’으로 규정된 김 총장과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 사장은 같은 날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담화문에서 “비대위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설정하길 권고한다”고 밝히는 등 이견을 보이며 김 총장에 대한 고발건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고 사측 간부와 임원들은 이를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후 비대위를 탈퇴해 지난해 12월 중순 조 사장과 김 총장 모자 간의 부동산 근저당 설정 등 거래가 있음을 밝히는 등 사측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사실상 노조가 비대위를 탈퇴한 것은 조 사장이 어머니를 고발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조 사장 입장에서는 패륜인데 그럴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조 사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과거 반대파 쪽에서 의도를 가지고 주장한 것으로 거의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국민일보 경영권이지 조민제 사장이 아니다”라며 “조 사장에 대한 의혹은 증빙 자료를 통해 제기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사측이나 조 사장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사장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으면 우리도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용기 원로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조희준·김성혜씨, 조민제 사장, 노조, 사측 간부 등 복잡한 역학관계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풀이를 하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조용기 목사와 순복음교회 장로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국면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의 한 기자는 “이른 시일 내에 검찰 수사를 통해 깨끗하게 무혐의 처리를 받고 경영정상화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민일보에도 좋지 않은 만큼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해 빠른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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