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30초' 굴레에서 벗어난다
방송 3사, 6~7분짜리 심층뉴스 강화 '눈길'
시청률 위주 아이템 선정·업무 가중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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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부터 10월14일 SBS 8뉴스 ‘뉴스in뉴스’, 10월13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플러스’, 11월1일 KBS 뉴스9 ‘이슈&뉴스’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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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30초짜리’ 방송 뉴스가 변화하고 있다. 매일 저녁 6~7분짜리 리포트가 뉴스의 한 꼭지를 차지한다. 기자는 마이크 앞을 벗어나 스튜디오를 자유롭게 누빈다. 화면은 첨단기술의 힘을 빌려 더욱 풍성하고 화려해졌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달라진 시청자들의 욕구가 방송 뉴스를 탈바꿈시켰다.
KBS 뉴스9는 지난해 5월 ‘이슈&뉴스’ 코너를 신설하며 가장 먼저 심층 뉴스 강화에 나섰다. 매일 2~3명의 기자가 하나의 아이템을 집중 보도하는 식이다. MBC 뉴스데스크는 주말에만 편성되던 ‘뉴스플러스’를 지난 4월부터 평일에 전면 배치했고, SBS 8뉴스도 ‘뉴스in뉴스’ 코너를 통해 심층 보도를 구현하고 있다.
방송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기자들이 발제를 하면 데스크 회의를 통해 요일별 아이템을 정하거나 부서별로 담당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다. 아이템이 확정되면 발제를 한 기자를 중심으로 2~3명의 기자가 한 팀으로 꾸려지고 여기에 심층 뉴스 전담 스태프와 그래픽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이 합류해 제작 방식 등을 논의하게 된다.
심층 뉴스의 핵심은 특정 이슈를 깊이 있게 보도하되 보기 좋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있다. 이 같은 고민은 먼저 형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6~7분짜리 긴 리포트에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두기 위해 CG 등 화려한 그래픽 기술을 동원한다. 기자가 스마트폰에서 등장하거나 CG로 제작된 자동차에서 내리기도 하며, 옷을 바꿔 입고 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앵커의 비중이 큰 SBS와 달리 KBS와 MBC의 경우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화면에 등장해 코너 진행을 이끈다.
이런 변화에 대한 내부 평가는 일단 긍정적인 편이다. KBS의 한 기자는 “신문에 비해 방송이 깊이나 어젠다 세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인데, 그런 점에서 심층 뉴스는 방송 뉴스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고 이런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MBC 뉴스편집1부의 이동애 기자는 “백화점식 보도를 탈피해 우리만의 시선으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측면에서 심층 뉴스는 대단히 중요한 코너”라며 “긴 뉴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좋고 시청률도 대부분 잘 나오는 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심층 뉴스 아이템이 특정 분야에만 집중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BS의 한 기자는 “정치 현안 같이 재미없고 무거운 주제보다 보건의료 문제나 경제 뉴스처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사의 심층 뉴스에서 사회·경제·문화(과학)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김치 열풍, 생수 전쟁, 콘텐츠 유통 경쟁, 여아 선호 경향, 아웃도어 고가 마케팅과 같은 아이템이 6~7분짜리 심층 뉴스로 제작된다. 지난 10월 한 달간 3사에서 방송한 심층 뉴스 아이템을 분석한 결과 KBS와 MBC는 사회 뉴스가 가장 많았고, 국내외 경제 뉴스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SBS의 경우 총 19건 가운데 문화과학 분야가 7건, 경제 분야가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치 뉴스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심층 뉴스가 1주일에 5회 방송되면서 일선 기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BS 한 기자는 “출입처에 나가 취재하면서 ‘이슈&뉴스’ 아이템을 취재하고 제작과 출연까지 해야 해 일선 기자들은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심층 뉴스가 볼거리에 치중하면서 제작에만 매달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취재가 가장 기본인 만큼 제작에 대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KBS 기자는 “‘이슈&뉴스’에 걸리는 날이면 해당 부서는 더 바빠지는 게 사실”이라며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층 뉴스가 다양한 형식과 볼거리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형식만이 아닌 내용 면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MBC의 한 기자는 “좋은 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내용보다는 형식적인 면을 더 많이 따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준비를 더 충실히 해 좋은 형식에 알찬 내용을 담아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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