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태영건설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노컷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은 태영건설-SBS홀딩스-SBS와 계열사로 이뤄진 소유구조에서 내부거래로 인한 탈세혐의를 포착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의 모기업이기도 한 태영건설은 현재 SBS홀딩스의 지분 61.22%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SBS홀딩스는 SBS의 지분 34.72%를 가진 지주회사다. 윤세영 SBS 회장의 장남인 윤석민 씨는 태영건설과 SBS홀딩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때문에 언론·시민단체들은 국세청이 태영에 대한 세무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윤석민 부회장과 SBS홀딩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와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는 9일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의혹에도 불구하고 태영에 대한 조사로만 그친다면 코끼리의 꼬리만 만지다 만 격이 될 것”이라며 “SBS홀딩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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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와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가 9일 오후 2시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해 SBS미디어홀딩스와 윤석민 부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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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2008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SBS홀딩스는 지상파 SBS에서 창출될 이익을 ‘콘텐츠 허브’ 등 계열회사로 옮기는 ‘터널링’ 수법을 통해 꼼수경영을 자행해 왔다”며 “지상파 SBS의 콘텐츠를 홀딩스 계열사에 제값 이하로 판매하도록 하는 부당한 콘텐츠 내부거래로 대주주의 부를 불려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민 씨와 태영, SBS홀딩스는 별개가 아니라 연쇄꼬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돼 있다”며 “국세청은 명확한 혐의를 잡고 조사에 돌입한 이상, 태영을 넘어 SBS홀딩스-지상파 SBS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불법·탈법적 거래, 대주주 배불리기 수법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세무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이 윤석민 씨 측과 모종의 거래를 하거나 외압에 굴복해선 안 된다”며 “SBS의 이익이 지주회사와 계열사로 유출되는 과정을 밝혀내고, 세습과 관련한 증여 과정에서 탈세 등이 있었는지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윤씨 부자는 법적 권한 없는 지주회사를 동원, 규제 공백을 이용해 오직 돈벌이에만 집중해 왔다”며 “이번 세무조사가 공공성을 지키는 지상파 방송사 SBS로 다시 서기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만 언론노조 대전방송지부장은 “이번 세무조사가 꼼수에 지나지 않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지하듯이 언론은 공공재고, 그 핵심은 투명성에 있다. 하지만 SBS는 그렇지 않았다. 세습, 순환출자, 부당 내부거래 등이 횡행하고 있다”며 “반드시 그 내막이 밝혀지고 정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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