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직간부 해외연수에 돈 '펑펑'
노조 "6박7일 외유에 11억원 돈잔치" 비판
올해 사상 최고치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MBC가 보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무더기 해외 연수를 실시하며 연말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MBC노조는 6일 성명을 통해 “시혜성 보직간부 외유가 넘쳐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당신들만의 돈잔치를 당장 걷어치우라”고 성토했다.
노조에 따르면 MBC는 올 상반기 보직간부 해외 연수에 이어 지난 10월부터 ‘천지개벽 연수’라는 명목의 해외 관광을 실시했다. 또한 이달 중으로는 ‘조직리더 천지개벽 연수’라는 이름 아래 165명의 보직간부들이 전 세계 15개 지역으로 6박7일간의 외유를 떠난다. 이번 해외 연수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11억6000만원. 일반 사원을 포함해 480명이 떠났던 ‘천지개벽 연수’에는 14억4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더 문제는 이번 외유와 관련해 연수담당 부서인 인재개발부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이번 외유 계획은 해당 부서의 기안서도 없이 모 국장이 임의로 작성해 조 추첨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김재철 사장은 올해 사원들의 해외장기 연수 규모를 줄이며 향후 1년짜리 연수를 없애는 대신 3개월이나 6개월짜리 단기연수를 늘려 수혜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김 사장의 뇌리 속에 ‘연수’란 ‘관광’이나 ‘여행’과 동의어인 모양”이라며 “이런 인식이 연말에 보직 간부들에 대한 시혜성 외유 일정을 자꾸 만들어내는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지금은 진짜 MBC의 위기에 대처해야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MBC의 간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연일 바닥을 치면서 3위 자리를 다지고 있다. 우리 뉴스가 심각한 정치적 편향성을 띠면서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쫓겨나고 있다”며 “그런데 MBC에서는 보직자들의 외유에 수차례 수십억원을 흥청망청 쓰며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마치 멸망하기 직전 매일 밤 잔치판을 벌이던 로마를 보는 것 같아 목불인견”이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MBC 간부 중 시혜성 떡고물을 오로지 받아먹기만 하고 사장에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 더욱 슬픈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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