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케이블의 재송신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지난 5일부터 협상 시한을 거듭 연장하며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쟁점이던 가입자 1인당 요금(CPS) 수준은 이견이 계속 되자 1인당 요금 대신 연간 지급총액을 기준으로 논의 방향이 전환됐다. 하지만 이 역시 금액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지상파는 케이블이 2012년까지 연간 500억원을 지급하는 안을, 케이블은 2013년까지 연간 120억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갈등은 장외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 87개 SO들은 지난 16일 SBS 채널 번호를 변경하기 위한 시설변경 허가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여기엔 주로 5~6번대 황금채널에 편성된 SBS를 30번대 이후로 옮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재송신료 협상을 위한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송신료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방통위는 채널 변경 승인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허가서 처리 문제는 밝힐 수가 없다”며 “일단 지상파 방송 중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한 없이 협상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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