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시청자본부장 '불신임'

고대영 70.7%, 박갑진 54.5% 기록

KBS 고대영 보도본부장과 박갑진 시청자본부장이 KBS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KBS노동조합(구 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가 공동으로 실시한 불신임 투표에서 두 본부장은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불신임을 받았다.


이같은 투표 결과에 따라 임기 1년이 남지 않은 김인규 사장 체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대영 본부장에 대한 불신임 여론은 압도적이었다. 고 본부장은 보도본부 조합원의 70.7%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본부장 불신임 투표율은 83.8%로, 투표 대비 불신임 의견은 84.4%에 달했다. 박갑진 본부장에 대한 불신임 의견도 재적 대비 54.5%로 절반을 넘었다. 투표율은 89.7%, 투표 대비 불신임 의견은 60.7%였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불신임 의견이 재적 대비 3분의2 이상이면 해임을, 과반이면 인사 조치를 사장에 건의할 수 있다. 고 본부장에 대해서는 해임, 박 본부장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 건의가 가능하다.


KBS본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고대영 본부장을 즉각 해임하고 박갑진 본부장을 인사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투표 결과는 김인규 체제에 대해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는 KBS 조합원들의 명확한 항의이며 그동안 고대영 보도본부장이 행한 온갖 불공정, 편파보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면서 “김인규 사장이 신임투표에 참여한 직원들의 분노를 무시하고 고대영과 박갑진 본부장을 계속 보직에 둔다면 우리는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고대영 본부장은 보도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에도 보도국 소속 기자들 93.5%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기자들에 대한 징계와 지역 발령 인사를 강행해 반발을 샀다. 지난해 10월에는 광고주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력을 받았으나, 사내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리는 것으로 무마됐다. KBS의 사실상의 실세로 불리며 차기 사장으로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갑진 본부장은 국회 비서관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인물로 정부여당 실세들과 각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입지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시청자본부장으로 일하며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지만 잇따른 무리수로 안팎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KBS본부는 “박갑진 본부장은 영일과 포항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사실상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공영방송의 이미지를 먹칠한 ‘무능 경영’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불신임 투표는 구 노조와 새 노조 공동으로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으며 본사와 지역의 시청자본부 및 보도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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