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배우로…열정의 '이중생활'
[시선집중 이 사람] YTN 사회2부 광주지국 황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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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혜경 기자(왼쪽)가 지난해 12월 작품 '죽다 살다 죽은 사나이'에서 '9층녀' 역할을 맡아 연기하고 있다. (황혜경 기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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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올라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한다는 건 정말 피 말리는 일이에요. YTN 중계차를 수백 번 탔을 텐데 그때마다 긴장한 걸 다 합친 것만큼이나 떨려요. 극한의 긴장을 맛보지만 저의 몸짓 하나에 관객의 시선이 이동하는 걸 느낄 때, 그들이 반응하고 웃을 때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어서 무대에 오르는 걸 멈출 수 없어요.”
사회부 기자가 연극에 빠졌다. YTN 황혜경 기자 얘기다. 지난해 5월부터 광주지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가 지역취재와 더불어 푹 빠지게 된 게 있으니, 바로 극단 활동이다. 광주전남 지역 직장인으로 구성된 극단 ‘DL’(Dramatic life) 9기 멤버가 된 황 기자는 현재 부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어머니 덕에 어렸을 때부터 공연을 많이 봤던 황 기자는 그때부터 접한 ‘무대’에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 그 중에서도 ‘연극’으로 마음이 모아진 것은 대학 때부터였다.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를 보며 설명할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어요. 직접 연극 무대에 서보겠다는 생각은 못했고 ‘언젠가는…’하며 미뤄두었죠.”
무대는 항상 그의 가슴 속에 있었다. 방송영상학 전공수업 시간에 드라마 제작을 하며 연기를 병행했던 경험도 한몫했다. 황 기자는 입사 3년차 되던 때에 서울 삼선동에 있는 직장인 극단에 잠시 몸을 담았지만 바쁜 사회부 생활에 아쉽게 접어야 했다. 아쉬움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낯선 땅 빛고을에서 DL을 만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열정을 쏟는 일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기자와 배우는 ‘열정’이란 무대에서 하나가 된다고 했다. “단원들 모두 삶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요. 요즘은 공연이 임박해서 새벽 1시까지 연습하곤 하는데 바쁘게 일을 하고 가정을 돌보면서도 짬을 내어 연극을 준비하는 건 열정 없인 안 되죠. 기자도 마찬가지로 타인의 삶과 이야기를 대하는 열정 없이는 할 수 없잖아요.”
두 달간 준비한 공연이 임박했다. 극단 DL은 3월 1일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예술극장에서 작품 ‘쥐’를 선보인다. 황 기자는 DL에 입단한 후 맡았던 두 번의 배역이 모두 며느리였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독특했다. “할머니나 성격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대사 한 마디 없는 역할이나 동물 역할도 좋고요. 실험적인 작품에 등장하고 싶네요.”
황혜경 기자는 늘 새로운 도전을 즐겨왔다. 30년 동안 살던 서울을 떠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국 근무 지원자 모집공고가 났을 때 아무런 연고가 없는 광주에 오게 된 것도 그의 삶에 잊지 못할 하나의 도전이다.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지내며 틈틈이 광주전남지역 여행을 즐겨 다닌 황 기자는 요즘 사진 찍는 일에도 매료됐다. “찍은 사진을 엮어 책자나 소형달력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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