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켜지는 모니터…편집국을 밝히는 그들
[우리부서를 소개합니다] 영남일보 편집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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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서별로 나뉘어 있는 영남일보 편집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 앞줄부터 시계 반대 반향으로 남인식, 최은지, 안희정, 강경미, 이보혁, 배재석, 박경희, 이창호, 윤제호, 박종진, 하혜란, 이애란, 천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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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기자 13인, 취재부서 흩어져 지면과 혈전
‘올해의 편집상’ 세번이나 거머쥔 실력파 집단<영남일보 편집기자들>
배재석 책임편집위원
남인식 기자 최은지 기자
안희정 기자 강경미 기자
이보혁 기자 박경희 기자
이창호 기자 윤제호 기자
박종진 기자 하혜란 기자
이애란 기자 천부영 기자22인치. 영남일보 편집기자들이 세상과 만나는 창의 크기다. 뉴스를 확인하고 뉴스를 전달하는 지면이 모니터에서 만들어진다. 북쪽 창가에서부터 남쪽을 향해 2개, 1개, 4개, 3개, 2개, 1개씩 모두 13개의 모니터가 편집국을 가로지르며 켜진다.
창가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통로를 사이에 두고 몇 개씩 켜져 있는 13개의 모니터는 마감시간이 다가올수록 그 크기 이상으로 환하게 밝아진다. 멀리서 보면 산골마을에 띄엄띄엄 불이 켜진 모습이다. 편집부를 해체하고 편집기자들을 취재부서에 배치시켜 생긴 야경이다.
영남일보 편집기자들은 외유내강이다. 조용조용하게 일하지만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다.
먼저 대구·경북지역에서 최고의 수상경력이다. 한국편집기자협회에서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편집상을 세 번 거머쥐었다. 이 중 한 작품은 편집대상을 차지했다. 지방지 최초의 대상 타이틀이다. 이외에 이달의 편집상도 11차례 받은 걸로 기억된다.
이러한 파워는 의외로 짧은 대화에서 나온다. 편집의 수장인 배재석 책임편집위원은 할 말만 하는 스타일이다. 간단하게 한 마디씩 던지고 편집기자도 간단하게 대답한다. 대화는 짧을수록 무서운 법이다. 몇 개의 오고간 단어를 놓고 온갖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편집의 근력이 생겨난다.
평소의 짧은 대화는 술자리에서 온데간데없다. 몇 달씩 묵혀온 이야기들이 장터처럼 왁자지껄 쏟아진다. 여기에 ‘영남일보의 레전드’ 모 기자(당사자가 이름 밝히길 꺼림)가 있다. 당장 방송프로그램을 몇 개 맡아도 거뜬히 소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현란한 진행솜씨. 노래방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는다. “방금 동남아순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코멘트로 시작하는 그의 진행은 ‘인기가요’ 생방송과 ‘개그콘서트’를 결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취중 좌석에는 “방송국에서 아까운 인재 놓쳤다”라는 탄식이 이어진다. 또한 스토리가 있는 단체 율동은 폭탄주의 취기도 도망갈 정도로 박수치며 재미에 쏙 빠지게 만든다. 레전드는 재작년 송년회를 끝으로 사실상 은퇴했다. 어릴 때부터 방송인의 꿈을 키워왔지만 나이를 고려해 현재는 그 꿈을 접고 방송시청에만 만족해하고 있다.
레전드 2탄이 있다. 체육면 담당하는 박종진 기자다. 2년 전 일본에 갔을 때 일이다. 연수 프로그램상 현지 신문사를 방문한 그는 또다시 ‘짝퉁 박지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 신문사 부장이 박 기자를 보자마자 “박지성을 너무 닮았다. 혹시 사촌이냐”라고 물었다. ‘대구에서 지긋지긋하게 듣는 말인데 일본까지 와서도 그 소릴 듣나’라는 심정에 박 기자는 “아닙니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실제로 박지성과 많이 닮은 외모다. 야위고 피부가 더 좋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닮은 건 외모뿐만이 아니다. 대학교 축구 동아리 출신인 그는 강력한 폐활량을 자랑하듯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체육대회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원톱’이다. 편집국의 살림도 도맡고 있는 그는 올가을이면 아빠가 된다.
무뚝뚝하지만 개성 강한 경상도의 13인. 늦은 밤까지 22인치의 사각링에서 지면과 싸움을 벌이는 그 모습에서 대구·경북의 새로운 레전드를 엿볼 수 있다.
<영남일보 윤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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