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170일 파업 마무리

18일 오전 9시 770명 조합원 일제히 복귀

 



   
 
  ▲ 10일로 170일간의 MBC노조의 최장기 파업이 막을 내리자 조합원 600여명이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 MBC 노조 제공)  
 
MBC노조의 170일 최장기 파업이 막을 내렸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 D공개홀에서 3시간 동안 조합원 비공개 총회를 진행하고, 조합원들의 만장일치로 18일 오전 9시 복귀를 결정했다.


정영하 노조 위원장은 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일상적 업무를 통해 사장 퇴진 압박을 마무리하고 MBC의 실추된 경쟁력과 채널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의 복귀”라며 “김재철 사장 퇴진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간다는 안건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MBC노조는 지난 1월30일부터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170일째 파업을 벌였다. 이전 최장기 파업인 1992년 50일 파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파업기간 노사는 한 치 양보 없는 대립구도를 이어왔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과 J씨에 대한 특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사측은 해고와 정직을 비롯한 대규모 징계와 손해배상 소송을 노조에 제기하며 압박했다.


국민 여론과 법원의 판단은 노조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서울 각지에서 벌어진 김재철 사장 구속 촉구 100만인 서명운동에 시민들이 적극 호응을 보내며 여론전을 주도해 나갔다. 파업 기간 중 노조집행부 5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은 법원에 의해 두 차례나 기각되면서 파업 정당성에 힘을 실어줬다. 770명의 파업대오 또한 흔들리지 않고 진행됐다. 



   
 
  ▲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사진 MBC 노조 제공)  
 
결국 파업 국면은 지난 6월 말 여야의 개원합의 협상에서 MBC 사태를 중요한 문제로 처리하도록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8월에 구성되는 방송문화진흥회의 새 이사진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노조 집행부는 여야 합의로 사장 퇴진이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고 파업을 유지하는 쪽이 실익이 작다고 판단해 지난주부터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업무복귀를 논의해 왔다. 정 위원장은 “8월9일 방문진 새 이사진이 들어오면 경영평가를 통해 김 사장 퇴진 해임안을 처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170일간의 저항을 통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새 이사진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에 대해 가닥을 잡지 않는 다면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파업에 다시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정 위원장은 “새 방문진 이사진인 김재철 해임안을 처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이사들이 버티기 작전을 쓰며 김재철을 해임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파업투쟁에 나설 것”이라 강조했다.


파업 가운데서 유일하게 24주간 결방이 됐던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빠르면 이번주부터도 방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단체협약에 대해 논의 중인 부산MBC를 제외한 지역MBC 노조도 18일 오전 9시를 기해 업무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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