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일간의 파업, 국민들 지지 덕분이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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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하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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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일의 파업 대장정은 끝났다. 6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총회에서 이들은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업무복귀에 합의했다. 총회가 진행된 스튜디오를 빠져나오는 조합원 몇몇은 눈물을 글썽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파업 잠정 중단의 의미와 새로운 투쟁방식을 정영하 노조위원장과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노사협상 없이 파업을 잠정 중단한 이유는.“내달 9일부터 새로운 방문진 이사가 임기를 시작한다. 그분들이 MBC 170일 파업을 평가하고 김 사장의 경영평가를 통해서 배임행위 등으로 해임 처리할 것이라고 본다. 퇴진하는 사장을 놓고 협의를 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 하에 별다른 합의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본인이 만들어 놓을 게 많다는 촉구도 여러 번 드렸는데 노사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가 원치 않았고 노사탄압에만 몰입해 협상될 수 있는 조건이나 상태가 아니었다.”
-170일 MBC 파업의 성과를 짚자면. “언론사 구성원들의 공정보도는 구성원들의 현장에서 가지는 마음의 자세와 의지다. 보도와 상관없는 다른 일들을 하는 분들조차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정보도를 지켜내지 못하면 이렇게까지 심각한 사태가 온다는 것을 느꼈다. 파업을 통해서 느꼈던 공정보도에 대한 열망은 8월에 있을 사장교체와 가을에 있을 방문진법 개정으로 구현될 것이다.”
-국회 여야 이면 합의를 노조가 확인한 것은 아닌가.“우리는 국회 이면 합의보다 170일의 MBC 파업을 국민들이 받쳐준 것을 믿는다.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았으면 국회의 합의가 나올 수가 없었다. 국회가 민심을 저버릴 수 없는 상황이고 합의를 존중한다면 MBC가 정상화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새 사장이 오고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방송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단체협약에는 공정방송협의회가 있다. 회사가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파업도 공정방송협의회에 있는 것을 지키지 않아 돌입하게 된 것이다. 김재철 사장도 압박하고 후임 사장에게도 주문할 것이다. 업무에 복귀하면 기존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다. 보통 2000년대 사번으로 민실위를 편성했는데, 앞으로는 선배들이 대폭 참여해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감시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인사는 김재철 체제 하에서 어렵다고 보고 후임사장에게 공정한 인사가 보도책임자로 기용되도록 압박할 것이다.”
-향후 투쟁 계획은.“170일 동안 싸우면서 힘을 받고 길게 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완결 짓지는 못했지만 이른 시간 내에 완결을 볼 수 있는 방법인 이 방법을 택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보여드리면 국민들의 오해는 풀릴 것이라 생각한다. 큰 틀에서 퇴진의 목적을 달성했다. 일상적인 업무를 통해서 김 사장의 퇴진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공영방송 MBC가 파업으로 인해 망가진 부분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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