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국민사과 한 날 '측근챙기기' 논란

문화 "국민적 공분 헤아리지 못해" 비판

 



   
 
  ▲ 4.11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에 공천 신청을 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대통령이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날, '측근 챙기기'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열고 MB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대외직명대사인 언론문화협력대사에, 김영호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인권대사에 임명하는 대외직명대사 지정안을 의결했다. 마지막 대변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박정하 현 대변인은 같은 날 훈장을 받았다.


대외직명대사는 민간 전문가의 전문지식과 경험이나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인이나 전직 공무원에게 대사 직명을 부여,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다. 특히 언론문화협력대사는 정부의 문화·홍보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자리로 이번에 새로 신설됐다.


정부는 “우리 정부의 문화홍보 분야 외교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라고 설치 목적을 설명했다. 외교부에서는 “이전에 문화협력대사, 체육협력대사라는 이름으로 있었던 자리를 언론문화협력대사로 되살렸다”면서 “해외 언론에 오보가 있거나 해외 언론에 홍보할 필요가 있을 때 외국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게 한 직책”이라고 부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잇달았다. 문화일보는 25일자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적 공분을 헤아렸다면 사과 당일 또 다른 측근을 챙기는 일은 삼가야 했다”며 “더욱이 대외직명대사 가운데 언론문화협력대사는 신설직이고, 그 필요성도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측근비리 사과 당일에 인사·영전수여안을 심의함으로써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무감각 국무회의’라면 다른 정책들은 과연 제대로 여과(濾過)되고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은혜 민주통합당 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친인척·측근비리로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발표한 날, 이런 불미스러운 인사를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외직명대사는 정부 외교 활동을 지원하는 순수 명예직으로 보수는 제공되지 않는다. 임기는 1년이며 1년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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