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가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경기에서 실격 처리된 뒤 박태환 선수를 인터뷰 해 물의를 빚었다. (사진 MBC 화면 갈무리) | ||
개막식 중계방송부터 방송사고가 속출했다. MBC는 28일(한국시각) 오전 5시부터 김성주 아나운서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 출신 배수정씨를 메인 MC로 내세워 개막식을 중계 방송했다.
영국에서 자란 배수정씨는 어눌한 발음 등으로 불안한 진행을 보이다 영국 대표팀 입장 순서에서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 시청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제작진은 “영국인은 ‘영국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아마추어의 실수인 만큼 너그럽게 봐 달라”고 해명했지만 파업에 참여한 베테랑 아나운서들이 배제된 결과라는 게 내부 지적이다.
또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가 등장해 ‘헤이 주드(Hey Jude)’를 열창하는 장면에서는 중계방송이 중단됐다. KBS, SBS가 개막식을 끝까지 중계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인터넷 상에서는 “전설적인 팝 그룹 비틀즈의 생존 멤버 폴 매카트니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자신이 만든 유서 깊은 히트곡을 노래 시작 직후 중계를 잘라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MBC의 개막식 중계방송 시청률은 2.6%(AGB닐슨)로 ‘꼴찌’였다.
MBC 내부에서는 “2시간 이상을 넘어가는 대형 생방송을 진행해본 일이 한 번이라도 있는 PD들이라면 매카트니의 등장 같은 절정부에서 프로그램을 자르는 일은 광고나 후속 편성과 관련한 회사 상층부의 엄청난 독촉이 있지 않고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라고 지적했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한때 ‘실격’ 처리 됐던 박태환 선수를 직접 인터뷰를 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풀에서 빠져나와 방금 실격당한 사실을 전해 듣고 어리둥절해하는 박태환에게 “실격 처리된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된 건가?” 등의 질문을 던져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박태환과 인터뷰를 한 장소는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라며 “박태환 경기의 단독 중계를 맡은 MBC가 사안(박태환 실격)의 중대성에 3사를 대표해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부광 수영 해설위원이 박태환의 실격 판정에 대해 “실격 판정을 내린 심판이 중국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무책임한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실격 판정을 내린 심판은 캐나다 국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타방송사에 비해 MBC만 유독 방송사고가 잦은 것은 파업 조합원들을 올림픽 방송에서 배제한데 따른 결과라는 게 내부 주장이다. 시청률 역시 박태환 수영 경기 중계 때 전국 시청률이 23.2%(TNms)로 이날 올림픽 방송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한자리수 시청률로 방송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조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MBC가 독보적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음을 감안하면 김재철 사장이 망쳐버린 MBC의 현주소를 확인하며 가슴을 칠 한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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