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노조는 5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화를 촉구했다. (강진아 기자) | ||
170일의 파업이 끝난 뒤 MBC가 노사가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월17일 업무복귀 첫날부터 48명이 자신의 업무분야가 아닌 곳으로 발령을 받았다. 용인드라미아 드라마 세트장, 미래전략실 등에 발령이 난 48명은 법원에 ‘부당전보 취소’ 가처분을 제기해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MBC 노조는 5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화를 촉구했다. MBC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26조 5항 인사원칙에 따르면 직종 변경 등 주요 인사 이동시에는 적재적소와 기회균등, 욕구 충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해 사전에 노동조합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48명의 인사에서 사측은 조합원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고, 협의와 통보가 없어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PD수첩’ 이우환 PD를 용인 드라미아 개발단으로,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강제 전출한 인사조치를 법원이 무효라고 선고한 판례가 있어 노조는 48명 전보의 부당성이 입증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48명의 조합원 가운데 보도국 기자는 26명이다.
업무에 복귀한 이후 보도국 기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보도국 정치부 기자 23명 가운데 과반수인 13명을 파업 불참자와 시용기자로 채우고 주요 데스크와 1진 반장을 모조리 파업불참자로 채워 편파방송 체제를 완성했다”며 “보도국으로 돌아간 파업참가 기자들에게는 노골적으로 리포트 기회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아나운서들 역시 마찬가지다. 파업에 적극 참여했던 문지애, 오상진, 손정은 등 아나운서들은 TV에서 모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나운서국 전체 조합원 38명 중 단 10명에게만 TV 프로그램이 주어졌다. 영상취재부 역시 조직개편으로 인해 보도국 내로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MBC 시청률 역시 침체를 겪고 있다. 파업 직전 주간시청률 8.8%로 1위를 기록하던 MBC는 지난주 현재 6.5%를 기록하며 27주 연속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꼴지를 기록하고 있다. 파업직전 평균 10%를 기록하던 ‘뉴스데스크’ 역시 주중에는 6~7%대로, 주말에는 3%대로 폭락했다.
이 때문에 MBC 노조는 오는 10일부터 연가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파업을 접고 올라갔던 것은 MBC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복귀 후 50일이 지났지만 내부는 파업 전보다 더 붕괴됐다”며 “더 이상 지켜보기에는 인내심이 붕괴됐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고화질 사내 CCTV 교체 및 보안 프로그램 등 사찰 도구 즉각 철거·책임 규명 △인권탄압적인 교육발령, 보복인사, 부당징계 철회 △‘PD수첩’ 정상화 △영상취재부 복원 △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불신임 결과 수용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MBC 사측은 사옥 내 1층 로비에서 진행하려 한 기자회견을 전면 불허해 로비 대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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