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독립 언론들은 기존의 언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순 정보가 아닌 맥락과 분석, 해설을 전달하는 기사를 제공하며, 기존의 전통매체와는 다른 저널리즘 문화를 갖고 있다. 정보의 질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터넷 독립 언론, 메디아파르트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9월 메디아파르트를 방문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1년 사이 이 매체의 유료 독자수는 12만명에서 15만명으로, 종사자 수는 6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 이 매체가 갖는 독특한 저널리즘 문화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차별성이 이 매체의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 짐작된다.
이 매체는 각 분야의 전문적인 저널리스트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모든 저널리스트들은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급여 수준 역시 동등하다. 아울러 편집장을 제외하고는 각 부서의 팀장이나 책임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소유주도 없고, 창간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저널리스트의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
경제지 레제코에서 일한 적이 있는 이민 전문 저널리스트, 까린 푸토(Carine Fouteau)는 메디아파르트와 다른 매체의 차별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메디아파르트에서는 저널리스트의 작업에 대한 대화를 상당히 많이 한다. 작업 과정에서 왜 하는가 혹은 방식, 주제 등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누구를 인용할 것인가, 어떤 취재원을 선택할 것인가 등 다양한 질문을 한다. 이것이 메디아파르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저널리즘 조직인 레제코에도 물론 좋은 저널리스트들이 많았고, 직업저널리스트로서의 자부심도 강했지만, 우리의 작업 자체에 대한 질문이나 대화는 거의 하지 않았다. 각 팀의 팀장이 뭘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식이었다. 반면, 여기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일을 조직한다. 이민 관련 사건이 큰 이슈로 떠오를 때는 신속하게 관련 기사를 쓰기도 하고, 때로는 탐사취재를 나가기 전에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갖기도 한다. 내 리듬에 맞춰 내 일을 조직한다. 다른 저널리스트들과 늘 대화하지만, 실질적으로 책임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나에게 ‘이것 말고 다른 것을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통 뉴스조직에서 일하는 내 동료들과 달리 나는 독립 언론에서 일할 뿐 아니라 내 작업에서도 독립적이다.”
언제부턴가 독자의 수준을 한국 언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기성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검색해 검증하거나, 대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들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면 그것이 그저 헛소리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언론은 언제까지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고만 있을 것인가.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진짜’ 언론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널리즘 문화가 변해야만 한다. 메디아파르트의 사례처럼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 함께 대화를 하고 해법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저널리즘을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건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언론이 콘텐츠의 위기를 극복하고, 독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만들고, 당당하게 독자들의 앙가쥬망을 요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단지 언론만의 역할이 아니라 시민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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