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3년 차, 웬만하면 평영과 접영도 날렵하게 할 수 있는 연차이지만 저자는 자유형 물 잡기에서 헤매는 거북이 신세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 수영 실력. 그래도 저자는 매일 미련하게 발차기를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수영을 시작하고 일상의 여백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허리 디스크 통증을 줄이고자 시작한 수영, 그러다가 갑자기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일상이 무너져 내렸지만 어떻게든 하루를 살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저자는 수영장에 갔다. CT를 찍으며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됐을까 마음을 졸이던 아침에도, 수술 전날에도 수영을 했던 건 느리지만 앞으로 나간다는 걸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30, 40대 ‘젊은 놈’들 사이에서 새벽반 1번을 사수하는 엄마. 온 힘을 다해 플립턴을 연습하는 70대 할머니. 무릎 튀어나온 면바지와 사원증을 벗어던지고 커다란 패들을 차고 수영하는 아저씨. 아마추어 수영대회 6위의 기쁨을 만끽하는 수영 초보자. 100세가 넘어서도 수영 유망주를 꿈꾸는 할아버지…. 사람들이 레인 안에서 북적이며 부대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곳에 물이 있어서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배울 수 있어서’ ‘물이 지탱해 주기 때문’에 수영장으로 향한다. “물이 있어서, 그리고 기꺼이 나를 그곳으로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물속에서라도 나는 날 수 있었다.” 자그마치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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