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우리 안의 적 - 이재석·이세중 KBS 기자, 강민아 TBS PD

[단신/새로 나온 책]

‘밀정(密偵)’은 항일운동의 가장 어두운 지점이다. 동족을 배신한 그 행위들의 의미에 더해 거의 아무런 청산의 과정 없이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밀정이 고작 20여명에 불과할 만큼 이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영역이었다. 책은 2019년 이들의 실체를 좇아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던 KBS 다큐멘터리 ‘밀정 2부작’의 보론이자 추적의 과정을 적은 기록이다.


895명. 그렇게 거사를 실패시키고 독립운동가들을 체포시켰던 밀정 혐의자들의 이름을 저자들은 기록한다. 일본외무성과 방위성, 중국 당국의 공문서 5만여장을 입수하는 등 1년여 지난한 취재를 거쳐 발굴한 역사다. 저자들은 인간의 나약함과 현실적 선택을 고려하더라도 누군가는 당시 해방의 빛을 향해 뚜벅뚜벅 전진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묻고 답한다.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무엇을 단죄해야 하는가. 밀정 혐의자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이런 물음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지식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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