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와 유료화를 통해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에 본격 진출 중인 가운데 국내 스포츠 시청자 10명 중 8명은 정보 불평등, 저소득층의 접근 어려움 등을 사유로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이용자 소득에 따른 가격정책 변화, 무료시청 범위확대 등 플랫폼 비용 장벽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의 미디어이슈(<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와 시민 시청권 관련 인식>, 이현우·오세욱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에 대해 응답자 77.9%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또 79.5%는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격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었다.
현재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아마존프라임, 디에이지엔, 애플TV 등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스트리밍에 진출했고, 최근 국내에서도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획득해 5월1일부터 유료 회원에게만 프로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축구 중계 역시 쿠팡플레이, 티빙이 유료로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충분한 재원을 바탕으로 스포츠 콘텐츠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스포츠 시청을 위한 경제적 부담 증가로 저소측층이나 경제적 취약계층의 스포츠 접근성을 제한할 여지도 수반한다.
실제 응답자 대다수인 85.1%는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가 정보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었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문항에선 94.1%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할인·보조금 지원책으론 저소득층 할인(74.6%)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학생 할인, 노인 할인, 장애인 할인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스포츠중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과 관련해서 응답자들은 국가대표팀 출전경기에 대한 시청권 보장 필요성에 대해 가장 많은 지지(93.7%)를 하고 있었다. 그 외 국내 프로야구(90.4%), 국내 프로축구(89.1%), 국내 프로배구(83.9%), 국내 프로농구(82.4%), 국내 선수가 출전하는 해외경기(81.6%) 순이었다. 반면, 국내 프로골프(57.1%)와 e스포츠(62.0%)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가 나왔는데 이는 여타 전통적인 스포츠에 비해 낮은 관심, 제한적인 팬층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아울러 스포츠 중계의 미래와 관련해 시청비용(57.0%), 중계권 경쟁으로 인한 시청 가능 경기의 제한(34.6%) 등이 가장 큰 우려로 나타났고, 이상적인 스포츠 중계 모습에 대해선 모든 사용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69.7%)이 선호되고 있었다. 언론재단은 “이러한 결과는 스포츠 중계의 향후 발전 방향이 사용자 친화적이고 경제적으로 접근 가능한 환경을 지향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이용 현황에 대한 조사에선 평소 자주 즐겨보는 스포츠 종목으로 축구(73.2%)와 야구(72.7%)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이 보는 종목을 하나만 고르라는 질문에선 야구(41.9%)가 축구(40.2%)를 앞질렀다. 스포츠 중계 시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을 모두 고르라는 질문에선 지상파, 케이블, IPTV 등 TV 방송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1.8%로 가장 많았고, 스포티비나우,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OTT 서비스(54.5%), 네이버 스포츠 등 포털 서비스(41.6%), 유튜브, 아프리카 등 온라인 플랫폼(40.4%) 순이었다.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2%였고 구체적으론 쿠팡플레이(67.2%), 티빙(45.5%), 스포티비(44%)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 축구 및 해외축구, 국내 야구와 해외 야구를 주축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들 상위 세 곳은 만족도를 묻는 응답 비율에서 쿠팡플레이 81%, 스포티비 65.0%, 티빙 58.4%의 수치를 보였다. 반면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경험이 없는 응답자들은 이유로 부담스러운 가격을 꼽은 비율이 81.8%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에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은 “결론적으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많은 이용자들에게 좋아하는 스포츠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수익화 전략의 강화는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들의 정보 접근성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 할 수 있다”며 “스포츠는 사람들의 문화적 향유와 사회적 통합을 위한 중요한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이 부과하는 비용 장벽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층의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포용성 차원에서 우려스러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의 소득 다양성을 고려한 가격 접근성 강화 노력과 사회적으로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의 무료 시청 범위 확대 등 스포츠 콘텐츠 접근에 대한 포용성 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조사는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설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최근 1개월 간 스포츠 중계시청 경험이 있는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는 지난 4월17~21일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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