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연대 매개로서 기자협회 의미 말하고 싶었다"

[인터뷰] 한국기자협회 60년사 편찬
박종률 편찬위원장

“1964년 갑진년에 탄생한 한국기자협회를 2024년 갑진년에 다시 바라보는 일은 무척 뜻깊었다. 한편으론 저널리즘의 초심을 지키기 위한 언론계 선배들의 헌신적인 삶의 궤적을 기록하며 스스로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기자협회의 지난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기자협회 60년>이 최근 발간됐다. 박종률 60년사 편찬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회의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책의 특징과 소감 등에 대해 답하고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기자협회 60년>을 5일 내놨다. 1964년 8월17일 언론윤리위원회법 제정 반대 투쟁을 계기로 창립돼 시대의 풍파 가운데 언론계 중심을 지켜온 단체의 발자취. 나아가 반독재투쟁, 민주화운동 등 불의한 세상에 맞선 한국 언론 전반, 기자들의 치열한 투쟁을 다시 쓰는 임무를 맡아 박종률 60년사 편찬위원장은 6일 인터뷰에서 “부담감이 컸다”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원고를 직접 쓰고 또 교정을 보며 소름이 돋고 코끝이 찡한 순간이 많았다. 꼭 현직 기자들이 읽어봤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착수 9개월째, 장고 끝에 책이 나왔다. 올해 1월 초 현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 취임 후 곧장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고 2월 편찬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13년 전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낸 그는 편찬위원장직을 요청 받고 “처음엔 고사”했을 정도로 이 일의 무게감에 부담을 느꼈지만 결국 끝을 봤다. 이렇게 나온 ‘60년사’에선 언론계와 저널리즘의 통합 계기이자 구심점으로서 그간 ‘한국기자협회’와 ‘기자협회보’, ‘기자상’의 의미와 역할을 조명한 지점이 특히 눈에 띈다. ‘권력과 언론 사이 기자협회의 행보’, ‘대한민국을 바꾼 저널리즘 한국기자상’, ‘언론의 언론 기자협회보’, ‘지역 10개 시도협회와 소통 및 연대’를 다룬 특별기획을 통해서다.


“그동안과 달리 60년사 특징이라면 ‘선택과 집중’이다. 아카이브가 아니라 잘 읽을 수 있고 쉽게 이해되는 언론 책을 만들고자 편집도 새로 하고, 사진도 250여장 수록했다. 홈페이지에서 검색되는 부분은 과감히 버렸는데, 리모델링을 생각하다가 결국 재건축이 됐다. 앞뒷면에 204개 회원사 로고도 전부 실었다. 통합과 연대의 매개로서 기자협회 의미를 다시 한번 말하고 싶었다.”


한국 언론 전반의 근현대사를 시기별, 이슈별로 조망한 거대한 작업이 그렇게 완성됐다. 이는 “언론계 선배들의 땀과 눈물, 꿈”을 돌아본 의미 있는 과정이었지만 그 선배들과 수많은 후배·동료 사이에 놓인 언론인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도 남았다. “60년 세월을 돌아보는 차원이라 어제의 얘기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차지했다. 과거를 몰라도 안 되지만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며 모두가 미디어의 내일을 주목한 시대, 기자협회 주축인 3040세대의 디지털 마인드에 비춰보면 아날로그 냄새가 여전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젊고 역동적인 70년사를 기대한다.”


CBS에서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실장, 기획조정실장, 미디어본부장을 거쳐 30년을 재직했고 한국기자협회 43·44대 회장, 언론중재위원 등을 역임, 현재 우석대·건국대에서 저널리즘 강의를 하며 여전히 현업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그에게 마음에 남은 메시지, 당부를 물었다. “협회장의 제안과 전폭적인 지원, 바쁜 현업 속 시간을 쪼개 집필해준 편찬위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그는 말문을 열었다. “저널리즘을 담는 매체 그릇이 아무리 달라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언론의 사명은 정의를 사랑하고 진실을 추구하며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의 편에 서는 ‘변하지 않는 클래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60년사가 현직 기자들에게 다시 한번 옷매무새를 점검하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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